[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던 추미애 경기지사가 전당대회 이후 처음 마주한 김민석 민주당 대표 면전에서 경기도 재정을 응급수술에 빗대면서 전임 도정에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추 지사는 석 달 치 예산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뒤 당과 정부에 지방소비세율 인상을 제안했습니다.
추미애 경기지사(왼쪽_가 21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민주당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김 대표는 21일 오전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추 지사께서 이끄는 경기도가 정책과 인사, 소통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하고 탁월한 모범이 돼 주실 것을 믿고 또 기대한다"며 "산업과 인프라에 대한 기여와 부담에 비해 세입 기반이 상응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경기도의 취약 재정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추 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도정을 맡고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9개월짜리 미생 예산, 말 그대로 시한부 예산 문제였다"며 "1년 동안 해야 할 사업인데 상당수 필수 민생 예산이 9월까지만 편성돼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추 지사는 또 "10월, 11월, 12월 석 달 치 예산이 공란으로 비어있다는 심각성"이라며 "돈을 새로 마련하지 못하면 아이들 급식도, 어르신 돌봄도,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사업도 하나둘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추 지사는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응급수술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지금 민선 9기 경기도가 하고 있는 일은 멀쩡한 사업 (예산)을 깎거나 없애는 일이 결단코 아니다. 이미 멈추게 돼 있던 사업을 어떻게든 살려내고자 하는 몸부림"이라며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술하고 있는 의사에게 왜 환자를 이렇게 다치게 했느냐고 따지는 것이 과연 맞나"고 되물은 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끝까지 들여다보고,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그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추 지사는 특히 "지금 경기도는 크게 다쳐 응급실에 실려 들어온 환자를 어떻게든 살려내기 위해 응급수술을 하고 있는 중이라 이해해 주기 바란다"며 "왜 이런 중병이 생겼는지, 왜 이런 위기에 부딪혔고 또 소생술이 필요한지 그 원인을 끝까지 찾아내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정의 체질 자체를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살림살이 개선을 위해 추 지사가 제안한 첫 해결책은 지방소비세율 인상입니다. 추 지사는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에 따라 취득세가 크게 출렁이는 구조로는 1420만 광역도의 도민의 삶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기는 매우 어렵다"며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단계적으로 40.3% 수준까지 높여서 경기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재정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추 지사는 또 "법인세의 국세분 중 5%만 광역·지방정부의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이 절실하다"며 "95%는 국가가, 나머지 5%는 광역·지방정부로 재원을 돌려준다면 경기도의 경우에는 기업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산단(산업단지)과 도로교통축 등 각종 기반 시설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추 지사는 국가직으로 전환한 소방직 공무원 인건비는 여전히 지방정부 소관이라고 언급한 뒤 "경기도의 예를 들면 금년에는 1조원가량의 인건비를, 2027년에는 1조1000억원가량의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담배세에 붙은 지방교육세를 소방분으로 전환하고, 지방정부는 그만큼의 재원을 도민과 도민의 민생과 지역의 미래를 쓸 수 있게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날 김 대표와 추 지사는 8·17 전당대회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서 마주했습니다. 이에 앞서 추 지사는 이 대통령을 겨냥해 "왜 내란 세력에게 전전긍긍하나"라며 비판 기조를 보였고, 검찰 출신인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면서 여권 내 또 다른 노선 갈등 양상을 빚었습니다.
김 대표는 경기도의 비무장지대(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축소 운영을 지적한 데 이어 추 지사가 6·3 지방선거 당시 특정 정치컨설팅 업체에 21억원을 지불했다는 보도 등을 언급하며 추 지사를 공개 비판한 바 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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