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김연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검찰이 자신과 지인과의 금전 거래에 직무 관련성을 무리하게 엮어 뇌물죄를 덮어씌웠다는 주장입니다.
앞서 대법원은 2021년 11월 김씨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사업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1억여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징역 5년에 벌금 1억1000만원 등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김씨는 복역 후 지난해 출소했습니다.
최근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는 김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검찰의 별견·표적 수사, 진술 회유' 의혹으로 명명하며, 진상조사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검찰의 조작기소'라는 김씨의 주장을 신빙성이 있다고 본 겁니다.
지난 8일 오후 <뉴스토마토>는 검찰미래위의 진상조사를 기다리는 김 전 부시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는 서울 강남구 한 모임 공간에서 2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김씨는 "뇌물죄를 덮어쓰니 살 이유가 없다"며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2011년 2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냈습니다. 앞서 그는 1979년부터 2008년까지 30년간 국가정보원에서 근무, 국정원 정보판단실장을 역임했습니다.
2015년 1월21일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가시티 대구'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김연창 전 대구 경제부시장과 일문일답
검찰미래위에 진상조사를 신청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38년간 자랑스럽게 공직생활을 해왔는데 뇌물죄를 덮어쓰니 살 이유가 없어요. 아내는 잊고 살라고 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명예 회복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검찰미래위가 검찰로부터 강압수사 등 피해를 받은 사건을 접수받는다는 기사를 보고 바로 신청했어요. 사건이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뭉클했어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1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 인가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저와 40년 지기 친구예요. 2010년 친구가 풍력사업을 하다가 부도에 몰리게 되자, 다른 친구에게 부탁해 5억원을 투자하게 했어요. 친구는 그 돈으로 풍력 회사를 만들었고, 2013년 2월 대림에서 26억원을 투자받았어요. 이후 회사가 70억원 가까운 가치 있는 회사로 성장했고요. 친구는 늘 저에게 은혜를 갚겠다고 했어요.
검찰이 뇌물로 본 1억원은 2015년 제가 서울 집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돈이 모자라자 친구가 보태라며 준 겁니다. 2010년 만든 풍력 회사의 지분을 제가 2% 가지고 있었으니, 그 정도는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직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니 대가성은 100% 없고요.
그럼 검찰이 뇌물 혐의로 보고 기소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검찰은 친구에게 받은 1억원을 '풍력발전'이 아니라 '연료전지 사업'과 엮어 뇌물죄로 만들었어요.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직무관련성이 있어야 하는데, 경제부시장 시절인 2015년 8월 대구시가 친구가 추진한 연료전지발전 사업에 동의하는 ‘과장 전결’ 공문을 산업통상자원부에 보냈다는 이유입니다.
대구시는 당시 신재생에너지 메카를 만들기 위해 관련 발전 허가 요청이 오면 다 내줬어요. 특히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아 주민 민원이 거의 없는 연료전지 발전 사업은 당시 신청만 하면 내주는 상황이었고, 특혜가 될 것이 없었어요. 그런데 검찰은 친구에게 1억원을 받은 것을 가지고, 연료전지와 엮어 직무와 연관성을 조작한 겁니다.
검찰이 어떻게 수사를 조작했다고 봅니까.
검찰은 친구를 공금횡령과 배임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제게 준 1억원을 확인하고 수사를 시작했어요. 당시 풍력회사 임원들이 친구의 아내, 딸, 처남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친구는 검찰로부터 '가족도 전부 다 집어넣을 거야'라는 압박을 받았고, 저에게 뇌물을 줬다고 진술을 한 겁니다.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한 ‘수용자 무인 접견 녹취록’에는 친구가 면회 온 딸에게 "수사 당시 수사관이 뇌물 줬다고 불어라, 그러면 딴 거는 봐줄게 이야기 하더라"라고 하소연한 내용도 나옵니다.
검찰이 무리해서 수사를 벌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요.
한건주의, 실적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대구시에서 경제부시장은 고위직 중 하나이고, 1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하는 건 큰 사건이니깐요.
검찰미래위의 진상조사가 향후 어떻게 이뤄지길 바라나요.
제 수사 기록뿐 아니라 친구 수사 기록도 자세히 봐줬으면 합니다. 시기별로 수사가 어떤 순서로 진행되며 친구의 진술이 어떻게 변했는지요. 저를 뇌물죄로 엮으려 친구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시키고, 친구의 처와 딸 등을 사법 처리하겠다며 친구가 허위 진술을 하게 만든 과정이 있었다고 봅니다.
검찰미래위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검찰미래위가 국민 사건 제안을 받은 것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해요. 제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면 검찰이 어떻게 조작 수사를 했는지, 샘플 교과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줬으면 좋겠어요.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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