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조 자사주 매입…삼전·하닉, 진짜 승부는 '외국인'
실적 눈높이는 상향…주가는 고점 대비 38% 조정
HBM4발 메모리 공급난 기대…원화 강세는 부담
2026-09-07 15:59:41 2026-09-07 16:07:29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55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이르면 다음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후 두 종목의 주가 향방은 외국인 복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외국인은 두 종목의 보유 비중을 줄였지만 최근 주가 조정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진 데다 실적 전망과 메모리 업황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습니다. 자사주라는 고정 매수세가 줄어든 뒤 외국인이 실제 매수 주체로 돌아오느냐가 다음 반등을 가를 전망입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55조원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11월19일까지 40조원 규모를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고,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1월21일까지 임직원 주식보상을 목적으로 15조원 규모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취득 기간은 11월까지지만 현재 속도가 유지되면 실제 매입은 이보다 먼저 끝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 순매수액은 약 16조7000억원입니다. 남은 매입 여력은 38조3000억원으로, 하루 1조6000억원 수준의 매입이 이어질 경우 약 24거래일간 추가 매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문제는 자사주가 들어오는 동안에도 외국인은 두 종목에서 빠져나갔다는 점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주식은 자사주 매입 첫날인 지난달 24일 27억4035만주에서 이달 4일 27억3074만주로 약 961만주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46.87%에서 46.71%로 낮아졌습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0일 3억7245만주였던 외국인 보유주식이 이달 4일 3억6851만주로 약 394만주 줄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 역시 50.99%에서 50.45%로 0.5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자사주가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사이 외국인은 오히려 비중을 낮춘 셈입니다.
 
반면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 만한 투자 여건은 개선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달 4일 기준 114조1888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2% 상향됐습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75조7249억원에서 78조8035억원으로 약 4% 높아졌습니다.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줄었습니다. KB증권에 따르면 두 회사 주가는 최근 3개월 고점 대비 38% 하락해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3배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반면 향후 3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실적 개선 기대의 배경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있습니다. KB증권은 내년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 증가한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14%에서 2027년 57%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HBM4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공급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HBM4는 범용 D램보다 웨이퍼 생산능력을 3배가량 사용하는 만큼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범용 D램 공급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재고는 10일 미만까지 낮아진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실제 판매 가능한 메모리 물량의 고갈 가능성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원화 강세는 외국인 복귀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변수입니다. 달러화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업체는 원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판매 확대가 이어지더라도 환율 하락이 실적 개선 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뒤에는 개선된 실적과 업황이 외국인의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합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반도체를 충분히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 매수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포지션 상당 부분이 비어있어 향후 비중 확대 과정에서 일정 부분 수급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