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핵심 쟁점은 오 시장 후원자 김한정씨가 명태균씨에게 수천만 원을 지급한 이유입니다. 항소심에서도 재판부가 이 지점을 집중 캐물었지만 김씨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 하면서 김씨의 진술 신빙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왼쪽 사진) 서울시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명태균씨. (사진=뉴시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합의7부(재판장 구회근)는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혐의 항소심에서 오는 11일 증인신문 절차를 마무리하고, 추가 기일을 거쳐 25일 변론을 종결할 방침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28일, 지난 4일에 걸쳐 김씨와 명씨 등 주요 증인신문 절차를 마쳤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4·7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관련 비용 3300만원을 김씨에게 대납하도록 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 최대 쟁점은 일면식도 없던 명씨 측에 김씨가 수천만 원을 송금한 배경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4일 공판기일에서 “증인이 명씨 측에 돈을 보내서 정치자금법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증인이 이 돈을 왜 보냈느냐가 가장 큰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씨가 명씨 측에 처음 돈을 보낸 건 2021년 2월1일입니다. 김씨는 1월26일 명씨와 첫 통화 이후 엿새 뒤 명씨 측 계좌로 1000만원을 처음 송금했습니다. 이후 네 차례에 걸쳐 2300만원을 보냈습니다.
김씨는 첫 송금 전 만남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김씨는 같은 날 증인신문에서 “첫 통화 이후 (첫 송금 전에) 만나서 인맥 이야기도 하고 고향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검찰과 1심 재판부는 김씨가 세 번째 송금을한 이후(2021년 2월21일)에야 두 사람이 만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명씨와의 첫 만남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습니다. 재판부가 장소와 날짜를 특정해달라고 하자 김씨는 “4~5년 전이라 기억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첫 만남인데 기억 못 하면 어떻게 믿겠냐. 증인의 진술 신뢰성은 거기서 시작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씨가 명씨를 처음 만난 경위에 대한 진술 번복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김씨는 항소심에서 “(강 전 부시장이) ‘이상한 놈이 와서 캠프를 어수선하게 한다’고 하길래 자청해서 명씨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1심 판단에 맞춰 말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김씨는 1심에서 “강 전 부시장이 1월 말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명씨와 다투는 것을 알게 돼 강 전 부시장으로부터 명씨의 연락처를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1심은 “김씨가 줄곧 자신의 별장이 있는 제주도에 있다가 2월1일경 서울로 돌아왔다”며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다투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됐다는 것인지 그 경위를 수긍하기 어렵다”고 김씨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1심은 김씨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은 “김씨는 명씨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오 시장의 요청이 없었다면 김씨가 1000만원을 입금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송금 배경이 설명되지 않으면 원심의 당선무효형을 뒤집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김씨와 명씨 사이 돈 거래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나오지 않으면 판사 입장에서 유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정황증거가 촘촘하게 얽힌 상황에서 무죄를 선고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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