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카페'에 경종 올린 대법…"구조·설비 밀폐됐으면 청소년 '출입 불가'"
대법, '접객원 없으니 무죄' 원심 뒤집어…"밀폐 구조 자체로 문제"
2026-08-31 14:21:14 2026-08-31 14:57:09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외부에서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밀폐 구조의 룸카페는 유흥접객원 고용 여부와 관계없이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시설·설비, 영업 형태 등을 고려할 때 신체적 접촉이나 성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다면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판결은 룸카페를 단순히 음료를 마시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공간으로 볼 게 아니라, 실제 업장 구조와 이용 형태를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룸카페 내부. (사진=뉴시스)
 
8월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룸카페 업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앞서 A씨는 2022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원시 영통구에서 룸카페를 운영했습니다. 해당 룸카페는 칸막이와 미닫이문으로 나뉜 16개 방으로 구성됐습니다. 1·2호실은 투명 유리창을 통해 내부가 보였지만, 3~6호실은 유리창에 시트지가 붙어 있었고, 7~16호실은 문을 닫으면 밖에서 내부를 전혀 볼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방마다 TV와 좌식 탁자,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매트와 큰 베개도 놓여 있었습니다.
 
2023년 2월 말 단속 당시엔 14~17세 청소년 8명이 남녀 2명씩 짝을 이뤄 4개 방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A씨는 이들의 연령을 확인하지 않았고, 출입구에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라는 표시도 붙이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청소년보호법에 명시된 '불특정한 사람 사이의 신체적 접촉 등'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였습니다. 청소년보호법은 불특정한 사람 사이에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 행위가 이뤄지거나, 이와 유사한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룸카페의 구조와 영업 형태 등을 근거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심 재판부는 "(청소년보호법의) 해당 규정이 유흥접객원과 불특정 고객 사이에 신체적 접촉이 이뤄지거나, 업주가 서로 알지 못하는 고객들을 연결해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A씨가 유흥접객원을 고용하거나 서로 모르는 손님들을 연결한 사실이 없으므로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의 해석이 법 입법 취지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의 문언과 체계,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영업을 '유흥접객원과 불특정 고객' 또는 '서로 알지 못하는 고객' 사이에서 신체적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로만 한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룸카페의 '밀폐된 구조' 그 자체에 주목했습니다. 불특정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밖에서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만큼 "입맞춤, 애무 등 신체적 접촉이 이뤄지거나 성행위, 유사성행위 등이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 형태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