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50조’ 메가 주주환원…SK하이닉스에 삼성도 가세
삼성 최대 110조·SK 40조 주주환원
삼성은 현금배당, SK는 소각에 무게
높아진 재무체력…추가 환원책 관심
2026-08-23 12:35:22 2026-08-23 14:44:1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반도체 초호황기(슈퍼사이클)의 과실을 나누기 위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최대 110조원, 40조원 이상의 대규모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두 회사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삼성전자는 대규모 배당,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이행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업계는 양사가 향후 발표할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최대 110조원, 40조원 이상의 대규모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양사가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보면, 삼성전자는 약 90~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기존 최대 환원액이었던 지난 2020년 20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4.4~5.4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2016~202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주주환원 규모인 13조8000억원 대비로는 약 7배 수준입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24~2026년 3년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기존 정책을 이행하는 차원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정규 배당을 포함한 약 30조원의 현금을 배당하고, 남은 재원 60~80조원은 내년 1월 경영 실적 확정 후 추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으로 환원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구성원 보상을 위한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전날 종가 기준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약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아울러 2025~2027년 주주환원 목표치를 기존 ‘누적잉여현금흐름(FCF) 50% 범위 내’에서 ‘FCF 50% 이상’으로 상향했습니다.
 
두 회사가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이유는 회사의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양사의 현금창출력과 재무 건전성이 높아진 만큼, 대규모 주주환원으로 실적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최태원 SK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접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삼성전자는 현금배당에, SK하이닉스는 자사주 소각에 무게를 두는 모습입니다. 양사가 서로 다른 주주환원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지배구조와 이에 따른 법적 제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금융회사인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의 합산 지분이 비금융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10%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대량으로 소각해 전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올라가 양사의 합산 지분이 10% 한도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이때 10% 한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두 회사는 초과분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합니다.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각각 8.51%, 1.49%로 합산 지분율은 10%입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인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합니다.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로, SK하이닉스가 이번에 발표한 2407만주를 전량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SK스퀘어의 지분도 상승하게 됩니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최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과정에서 보통주 1779만주도 발행한 만큼,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ADR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 효과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업계는 향후 양사가 발표할 추가 주주환원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남은 60~80조원 재원 활용 방안을 내년 1월 경영 실적 확정 이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환원 방식과 규모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컨퍼런스콜(실적설명회)에서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 등 추가 주주환원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정책 종료 전 조기에 대규모 주주환원 이행 방안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중장기 실적과 현금창출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투자 재원 확보와 함께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규모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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