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까지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이 같은 주식 연동형 성과 보상 체계가 재계 전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특히
SK하이닉스가 촉발한
‘영업이익
N% 성과급
’ 요구가 현재 노사 관계에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절충안으로서의
‘자사주 성과급
’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지 이목이 쏠립니다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 성과급 제도 보완과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담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 6.3% 인상과 함께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재계 대표 두 기업의 성과급에 대한 자사주 지급 방침은 막대한 규모의 재원 마련을 두고 노사가 현실적인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업은 자사주의 성과급 지급에 따라 일시적인 대규모 현금 지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직원의 보상과 주식을 연계해 장기적으로 회사의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당장의 전액 현금 보상이 아닌 탓에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영업익 N%’ 기반 성과급 틀은 유지한 채 회사의 성장 성과를 주가 상승으로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향후 주가 하락 시 실제 보상 가치가 줄어들 수 있고, 이연금(자사주 20%)에 대한 당해과세로 실수령 총액이 감소하는 점 등을 두고 SK하이닉스 내부 반발 조짐이 있어 향후 대의원 투표가 성과급 체계 정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SK하이닉스까지 이 같은 주식 연동형 성과 보상 체계가 확정되면 현재 노사 관계의 핵심 쟁점이 된 ‘영업익 N% 성과급’ 요구와 맞물려 재계 전반 확산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임직원의 노동 의욕 제고는 물론, 외부에 주가 부양 의지 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사주 성과급 지급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막대한 규모의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이 여론의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자사주 성과급 확대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현대차(005380)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이날 전면 파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 이외에
기아(000270)·
HD현대중공업(329180)·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이들 기업은 올해 교섭에서 성과급 중 일정 비율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지만
, 성과급 지급 규모에 따른 노사 이견이 커 자사주 성과급 방안 등을 절충안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
학계에서는 이 같은 자사주 성과급 지급 트렌드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고 자산이나 매출 채권 등 회계학적으로 영업이익은 현금 지급 능력을 의미하는게 아니기에, 자사주 성과급은 기업이 재무 상황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당장의 현금 지급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등 재무 상황을 악화하기 보다 돈이 쌓였을 때 자사주를 사서 지급하는 것이 기업의 자본 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임직원 보상용으로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를 용도 변경해 사용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사주 성과급 지급이 확산되면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 목적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용도 변경해 임직원 보상용으로 지급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주주를 속인 셈이 되므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임직원 보상을 틈타 지배주주에게 전달되는 자사주는 지배력 강화에 쓰일 수 있어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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