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 전자전기 사업 ‘흔들’…방산 비리 의혹에 지연 우려
LIG, 방사청 평가 과정서 금품 제공 혐의
계약 해지 땐 전력화 일정 지연 가능성↑
2026-08-21 15:05:06 2026-08-21 15:05:0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1조9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이 방산 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전력화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자전기는 적의 레이더와 방공망, 지휘통신체계를 교란하는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우리 군이 처음으로 독자 전력 확보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사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형 전자전기 개념도.(사진=LIG D&A)
 
21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방위사업청 5급 공무원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총 915억원 규모의 6개 방위사업 평가 과정에서 LIG D&A 측에 최고점을 주는 등 평가를 조작한 대가로 금품과 하청업체 추천권을 받은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가운데 3개 사업은 전자전기 체계개발과 연관된 기술과제로 파악됐습니다.
 
전자전기는 적의 통합방공체계와 무선지휘통신체계를 원거리에서 탐지·교란하는 특수임무 항공기로, 현대전에서 적의 탐지·대응 능력을 무력화하고 아군의 생존성과 작전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전력으로 꼽힙니다. LIG D&A는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꾸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과 경쟁한 끝에 지난해 12월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을 수주한 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오는 2034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사업비는 1조9198억원 규모입니다.
 
문제는 이번 비리 의혹이 전자전기 본사업의 계약 유지 여부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검찰 기소 이후 방사청은 이미 수주한 사업이라도 범죄와의 인과관계가 확인될 경우 계약 해제·해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18일 “사업 초기라면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 국가적으로 전력화 시기를 몇 년 뒤로 미루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사업별 진행 상황과 범죄 연관성을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우려로 전력화 일정 지연을 꼽습니다. 전자전기가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한 만큼 적기 확보가 중요하지만, LIG D&A가 연구개발 주관기관으로 이미 체계개발에 착수한 상황에서 계약이 해지될 경우 새로운 사업자 선정부터 기존 기술과 개발자료의 인수, 재검증 등의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당초 2034년으로 예정된 전력화 목표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수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존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향후 계약 해지나 사업자 교체 문제로 이어질 경우 기업의 이의 제기와 소송 등 절차가 뒤따를 수 있어 쉽게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절차가 이어지면 최소 1~2년 이상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전자전기 전력화에도 장애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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