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내년 메모리 수급 최악…미 전공정 팹 의향 있어”
“고객사, 내년 물량 올해의 2배 요구”
“조건 만족되면 어디든 공장 지을 것”
2026-08-14 16:39:46 2026-08-14 18:54:15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내년이 메모리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전력, 용수, 토지 등 조건이 갖춰진다면 어느 곳에나 메모리 공장(팹)을 건설할 수 있으며 미국에도 공장을 지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 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 회장은 미국 경제매체 CNBC가 13일(현지시각) 공개한 인터뷰에서 “아마도 내년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내년 물량은 올해의 거의 두 배이지만, 메모리 기업들은 아직 생산능력 확대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메모리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가능한 많이 최대한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미국에 메모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의향은 있지만 정말 적합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회장은 “모든 나라가 자국에 메모리 팹을 짓고 싶어 한다”면서도 “용수와 전력, 토지가 있어야 하며 생태계가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이 만족된다면 어디든 공장을 지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적합한 장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한국에서 팹 하나를 지으면 미국과 비교해 비용이 절반 정도”라며 “미국은 토지와 전력, 용수가 비싸고 규제 비용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의 최대 과제는 높은 인프라 비용과 까다로운 규제라는 분석입니다.
 
최 회장은 칩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그는 “칩 가격이 너무 올라 애플조차 제품 가격을 올려야 했다”며 “칩플레이션이 사회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며, 원치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최 회장이 ‘5년 내 생산능력 2배 확대’ 계획을 밝힌 이유입니다.
 
신규 공장 확대에 따른 과잉투자 우려에 대해 최 회장은 “생산능력을 확대할 때마다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할 것이며,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를 맺는 등 위험을 나눌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팹 합작법인(JV)을 만들 수 있고, 우리가 ‘서비스로서의 메모리(Memory as a Service)’ 등 고객사와 위험을 나누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SK하이닉스(000660)의 강점으로는 조직문화를 들었습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는 오랫동안 어려운 상황을 겪어온 회사라 구성원들이 굉장히 절실하고 팀워크가 좋다”며 “팀워크와 투지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메모리 산업이 구조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최 회장은 “과거 메모리 산업 사이클은 사람 숫자와 하드웨어 기기에 좌우됐지만, AI 시대는 한 사람이 10개의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를 사용할 수 있어 사이클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수요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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