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가까스로 적자를 딛고 흑자로 돌아선 중소기업들이 정작 시가총액 하나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실적이 아니라 주가라는 잣대로 상장 유지 여부가 갈리면서 곳곳에서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픽=챗GPT)
지난 7월1일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200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관리종목 지정 우려종목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12일 중소기업 업계에 따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실적 위주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상장유지 시총 기준은 내년 1월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오를 예정이어서 위기에 놓이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교육기업
아이스크림에듀(289010)는 지난 4일부터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시총 200억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에듀는 올해 1분기 매출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 9억원, 당기순이익은 7억원을 기록하며 나란히 흑자 전환했습니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주주와 시장의 우려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아이스크림에듀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유아와 중등 대상인 '리틀홈런'과 '홈런 중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유아부터 초, 중등까지 회원 유지율을 높여 왔습니다. 또 전국 지자체 및 교육 기관 등과 협업해 다양한 교육복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디지털 교육 지원 등 공공 분야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경영을 개선해 흑자 전환했지만 정책 도입으로 인해 한순간에 관리종목이 된 것입니다.
접착소재 기업
예선테크(250930)도 초긴장 상태입니다. 예선테크는 자동차, LCD·OLED, 이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는 접착제를 만들어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31일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내부적으로 고수익군 제품으로 전환하고, 원가 절감 방안을 도입하고 인공지능(AI) 비전, 공정 최적화를 적용해 일궈낸 흑자입니다.
예선테크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밴더사 화재 사고, 유가 상승, 원자잿값 상승, 물류비 상승 등의 역경을 딛고 실적 개선을 해오고 있는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며 "정부의 취지는 좋으나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희 같은 기업들은 외부노출 자체가 힘들고 기관투자 받기도 쉽지 않다"며 "일부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도 많이 하락했다. 실적으로 인한 하락이 아니어서 투자자들도 실적과 관련 없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실적과 무관하게 시장 변동성만으로 시총이 낮아진 기업까지 일괄적으로 관리종목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거래처로부터 경영상황에 대한 우려 섞인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납품 차질이나 서비스 차질 등에 대한 문의인데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업 신뢰에 영향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 이전과 다른 시선이 느껴진다. 관리종목 공시로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는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향후 조달 등에도 영향이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임에도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재무 상태나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코스닥을 팔아 코스피로 이동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으로 시가총액이 낮아지거나 동전주가 되는 억울한 기업들도 있다"며 "기업실적이 아닌 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옥석을 가리는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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