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을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하는 입법이 추진되는 가운데 찬반 논의가 뜨겁습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설립은 GA 업계 숙원사업인데요. GA 업계는 판매 대행 조직에서 독립적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특정 보험사의 영향에서 벗어나 중개권을 갖고 수수료 협상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표면적으로는 GA의 내부통제 강화와 감독 실효성 확보가 우선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도권이 GA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호영 의원은 전날 보험판매전문회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보험판매전문회사는 GA에 금융회사 수준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개정안에는 상품판매교육책임자, 소비자보호책임자, 준법감시책임자를 필수 기관으로 두도록 했습니다. 특히 보험판매전문회사 등록취소와 업무정지 요건을 보험사 수준으로 엄격화했습니다.
류성경 동서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이 이뤄진다면 GA 내부통제 체계가 견고해지고, 불완전판매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소비자 보호 강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가 위법행위를 할 경우 소비자 손해는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가 1차적으로 배상합니다. GA에서 위법행위가 발생하더라도 보험사가 우선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 판매자인 GA와 소속 보험설계사에 대한 위법행위 억지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도 "보험판매전문회사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구조적 개편"이라며 "소비자 보호 이해관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져 소비자의 최대 권익인 보험금 수령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GA 업계가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요구한 실제 배경에는 수익구조 강화가 자리합니다. GA 업계는 2008년부터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왔는데요. 제도가 도입되면 GA가 기존의 계약 대리 역할에서 나아간 중개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보험사가 상품을 만들고 GA에 판매를 위탁하는 구조이지만, GA가 독립 판매회사로 자리 잡으면 보험사 입장에선 GA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에 나서야 합니다. 지켜야 할 규제가 늘어나더라도 보험사와 사업비·수수료율 등을 협상할 수 있는 지위를 갖는 게 더 이득이라는 게 GA 업계 판단입니다.
보험사들은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소비자 보호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 GA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보험업권 한 관계자는 "보험판매전문회사를 통해 권한과 책임이 동시에 강화되는 만큼 소비자 보호 효과가 커질 수는 있다"며 "다만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GA가 법안상 규제를 모두 준수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정기적인 감독 절차와 전문 인력 보강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먼저 내부 건전성 요건을 제고한 이후에 제도 도입이나 수수료 논의가 이뤄져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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