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수요가 변수…내년 HBM 왕좌 노리는 삼성
HBM4 전환기·범용 D램 급등에
SK하닉, 2분기 D램 점유율 줄어
삼성, 내년 HBM 시장 1위 가능성
2026-08-06 14:54:20 2026-08-06 15:12:45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를 두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추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신 세대 HBM인 HBM4(6세대)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양사 모두 HBM4 물량을 늘리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장기공급계약(LTA) 등으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HBM3E(5세대)에 캐파(생산능력)가 묶여있어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반기부터 HBM4의 본격 출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사의 HBM 생산 전략에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에서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7세대(HBM4E) 제품을 전시했다. (사진=이명신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HBM4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하반기 기준 HBM4 매출이 삼성전자 전체 HBM 매출의 60%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중 전체 D램 시장 마켓 셰어(점유율)과 동등한 수준의 HBM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HBM4의) 양산 수율과 품질이 성숙 단계에 진입한 전세대 HBM3E 제품과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공급 능력을 램프업(생산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품 성능, 양산 수율, 품질, 고객 신뢰도 등 제품 전반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가 고객사들과 체결한 계약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주요 메모리 기업 중 HBM 매출이 가장 높은 SK하이닉스가 고객사들과 LTA를 맺으면서, 가격 인상에 제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3E가 주류인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데, HBM4로 세대 전환이 이뤄져도 HBM3E 수요가 이어져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캐파 믹스에 고민이 생길 것”이라며 “메모리 쇼티지(공급 부족)가 워낙 심해 구조적으로 캐파 전환이 힘든 상황이어서 내년엔 시장 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 전시한 HBM4 실물과 모형. (사진=SK하이닉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D램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39%로 1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39%에서 올해 2분기 26%로 낮아졌습니다. 올해 2분기 HBM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는데, 기존 HBM3E 제품 가격 인하와 HBM4 출시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HBM 비트 출하량과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아 HBM 평균 가격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SK하이닉스는 경쟁사들보다 먼저 LTA를 체결했는데, 고정 계약 가격을 기준으로 상한선과 하한선을 설정하므로 메모리 가격 상승기에 일찍 협상된 고정 가격은 현재 수준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3사 중 삼성전자의 캐파가 가장 큰 만큼, 내년 삼성전자의 HBM 매출이 SK하이닉스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은 “2026년 연간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생산 최적화와 수율 안정화, 생산능력 확대, 그리고 더 넓은 AI 고객군으로부터의 잠재적인 신규 주문에 힘입어 2027년에는 삼성전자가 HBM 매출 기준으로 SK하이닉스를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도 현재 LTA가 고정가격 계약 구조가 아닌, 가격 변동성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만큼 공급 물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폭이 시장 기대치보다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규 팹 증설과 더불어 생산 효율화로 캐파를 얼마나 늘리는지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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