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33%' 호남 잡아라"…승부처는 '19만 전북'
제주·인천 권리당원 순회 경선 첫날 당권주자 3인방 호남 집결
전북 '반청' 기류 관건…친청, 문정복 최고위원 사퇴로 결집 가속
2026-08-04 17:28:41 2026-08-04 17:46:49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민주당 당대표 도전장을 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송영길 전 대표가 나란히 호남으로 향했습니다. 열흘 뒤 공개될 호남권 권리당원 경선 결과가 전체 판세를 결정할 분수령이란 판단을 내린 건데요. 호남은 민주당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모인 곳입니다. 특히 19만여명의 권리당원이 집결한 전북 권리당원 표심이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 2일 울산 울주군 삼남면 울산전시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후보들. 왼쪽부터 김민석 전 국무총리, 정청래·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제주·인천서 2라운드 개막…후보들은 호남행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4일부터 차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해 오는 8일 결과를 공개합니다.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PK) 경선으로 1라운드를 마친 당권주자 3인방은 제주·인천 경선 개시에도 호남으로 향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남원 춘향골 공설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정읍과 김제, 부안, 익산을 차례로 방문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호남권 권리당원 경선이 사실상 차기 당대표 선출을 결정할 바로미터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와 인터뷰에서 "강원과 대구·경북(TK), 제주·인천까지 해도 권리당원 수가 적어서 승패를 결정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3주 차에 광주·전남, 전북 (경선을) 하고 나면 거의 승패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호남 권리당원 표심에 큰 가치를 부여한 건 정 전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일정을 시작한 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부산에서 콩이면 광주에서도 콩인 나라"라며 "노무현의 눈물을 닦아줬던 광주의 자부심을 기억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광주의 선택이 역사를 바꾼다"며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전남 화순을 찾은 송 전 대표 역시 호남 표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로 지정된 너릿재를 방문한 송 전 대표는 "호남은 언제나 가장 먼저 몸을 던져 민주주의를 지켰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소외됐다"며 "중앙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호남의 자존심을 대신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송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 끊어진 호남의 자주적 정치 중심, 저 송영길이 다시 세워보겠다"며 "호남이 선택하면 민주당의 선택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리당원 3명 중 1명은 호남에…'반정청래' 표 변수
 
세 후보가 경선 개시 일주일 전부터 호남으로 향한 이유는 '권리당원의 밀집도' 때문입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확정한 선거인 명부에 따르면 권리당원은 152만7261명입니다. 이 가운데 호남에는 전남·광주 약 32만명, 전북 약 19만명 등 총 51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전체 권리당원의 33.5%가량이 호남에 몰려 있는 겁니다.
 
전체 호남 지역 중에서도 이번 당대표 선출 가늠자가 될 곳은 전북입니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공천권을 행사한 정 전 대표가 현직이었던 김관영 전 지사를 공천 배제(컷오프)한 뒤 이원택 현 지사를 후보로 낙점했습니다. 컷오프된 김 전 지사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전북지사 공천은 지방선거 기간 표출된 민주당의 대표적 불협화음으로 기록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지사 공천 이후 전북에선 이른바 반청(반 정청래) 기류가 형성됐고, 이 지사는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출마했음에도 무소속인 김 전 지사와 선거 막판까지 경쟁해야 했습니다. 민주당에선 공천권 행사 당사자인 정 전 대표 대신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성난 민심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 전 총리와 송 전 대표는 전북을 필두로 한 호남 권리당원 표심을 의식한 듯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섰습니다.
 
김 전 총리는 "국정에서 제일 큰 힘을 쏟아야 될 절박한 과제는 3대 메가 프로젝트"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는 대한민국 대형 투자사업 가운데 가장 빠르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후속 글로벌 기업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송 전 대표는 화순군의회에서 "이 대통령에게 너무 고마운 것이 광주에 엄청난 투자 프로젝트를 만든 것"이라며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두 후보가 이 대통령이 주도한 3대 메가 프로젝트로 호남 표심을 공략하자 정 전 대표는 말바우시장 일정 도중 취재진에게 "이번 전당대회에 이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았다"며 "이 대통령의 이름을 판다고 우르르 따라갈 당원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청(친정청래)계는 호남에서 치러질 대전을 앞두고 결집력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문정복 최고위원이 당에 정무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겁니다. 문 의원은 사퇴와 함께 정 전 대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에 앞서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한 이성윤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다른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 최민희·한민수 의원과 함께 정 전 대표 연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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