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과 증언)⑤이재명도 참여했던 ‘베트남전 진실규명법’…22대 국회서도 8개월째 제자리
20·21대 국회선 임기만료로 법안 폐기…22대선 법안소위 상정 후 계류
이재명 대통령, 21대 의원 시절엔 '특별법' 공동발의자에 이름 올리기도
정부, '베트남 입장' 강조하며 신중론…국회 논의는 '거푸' 중단된 상태
2026-07-07 15:06:47 2026-07-07 15:33:14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20대부터 22대 국회까지 10년 동안,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피해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법은 네 차례나 발의됐으나 단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21대 국회의원 시절 해당 법안의 공동발의자로 참여했지만, 국회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은 20대 국회부터 22대 국회까지 꾸준히 발의됐습니다. 20대에선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21대 국회에선 윤미향·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각각 법안을 냈습니다. 하지만 해당 법안들은 8년 동안 소관 상임위원회(국방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도 올라가지 못한 채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습니다. 특히 21대 때 강민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특별법은 22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습니다. 지난해 10월 민형배 민주당 의원(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베트남전쟁 진실위원회'를 설치하고, 베트남전 참전 과정에서 벌어진 한국군의 다른 민간인 피해와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하자는 내용이 담긴 특별법을 제출했습니다. 베트남전 시기 국군에 의한 파병 군인의 불법 사망·상해 등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서도 진실을 규명하는 내용까지 담겼습니다. 여기엔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의원 30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22대 국회서도 법안 진행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법안소위에 상정은 됐지만 이후 절차는 중단된 겁니다. 민 의원이 9회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데다 하반기 국회에선 국방위 구성도 안 된 상태여서입니다. 국방위 관계자도 "국방위 구성이 아직 안 끝나 법안들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아직 야당 간사도 없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베트남 퐁니 마을 학살 피해 생존자 응우옌티탄(A)씨가 지난해 6월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베트남전 인권침해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해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미 마을 학살 피해 생존자인 응우옌티탄(B)씨. (사진=뉴시스)
 
그런데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 지연을 단순히 국회만의 문제로 볼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가 신중론을 견지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는 겁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인권침해 사건 진실규명 법안'에 대해 국회에 "현재 보유 중인 군사(軍史) 자료로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관한)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이 제한되며, 진실 규명 조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정부와의 공동 조사가 필수적이나, 베트남 정부에서 과거사 문제의 공론화를 지양하고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외교부도 "과거사 문제 관련 베트남 정부는 '과거는 뒤로하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기본 원칙을 견지하면서, 과거사 문제의 공론화를 지양하고 있으므로, 상기 베트남 측 입장 고려 시, 베트남 현지 조사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위는 국방부와 외교보의 의견을 취합, 특별법에 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중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려는 입법 취지와 함께, 법 제정과 관련된 그동안 논의 경과 및 관계부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는 신중론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선 법원의 잇따른 국가 배상책임 인정에도 국회가 제도적 진실규명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권현우 한·베평화재단 사무처장은 "법원이 잇따라 한국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만큼 이제는 정부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전반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설 단계"라며 "특별법 논의가 국회에서 멈춰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소송으로 국가를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진실 규명과 피해 회복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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