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대전환)④가계신용 2000조 눈앞…'대출 공급' 넘어 포용적 정책금융으로
정책서민금융 공급 11.5조원…전체 가계신용의 0.6%
총량규제 밖 취약차주, 고금리·불법사금융 이동 차단 필요
재원 안정·채무조정·정상 금융 복귀 연계가 관건
2026-07-02 11:47:18 2026-07-02 14:37:12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서 취약계층의 금융 위기는 대출과 연체, 의료비 부담이 맞물린 생활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 지난해 3분기 말 취약차주는 약 126만명, 잠재 취약차주는 약 350만명이며 취약 자영업자도 41만8000명에 달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햇살론도 지난해 3조6987억원, 44만6875건이 공급돼 정책서민금융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에 서민금융도 개별 상품 지원을 넘어 권리 기반 금융 안전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모두의 성장'을 금융 영역에서 구현하기 위해 정책금융이 집중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서민금융이 권리 기반 금융 안전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이를 뒷받침할 법·재원·전달 체계의 과제를 짚어봅니다.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가계신용 잔액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나면서 정책서민금융을 단순 대출 공급이 아닌 취약 부채 관리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동안 서민금융은 저신용·저소득층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대출로 인식돼 왔지만, 가계부채가 구조적 위험으로 커진 지금은 연체 예방, 신용 회복, 채무조정, 제도권 금융 복귀까지 연결하는 포용적 정책금융으로 넓혀야 한다는 겁니다.
 
총량규제 사각지대, 정책서민금융 역할 부상
 
(그래픽=뉴스토마토)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정책서민금융은 전체 가계신용과 비교하면 비중은 작지만, 은행권 밖으로 밀려난 취약차주가 고금리 대출과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막는 정책금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관리가 총량 규제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책서민금융은 제도권 금융의 경계에 놓인 취약차주를 관리하는 보완 장치로 평가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공표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전분기 말보다 14조원 증가했으며,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 판매신용 잔액은 127조3000억원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5월 발간한 '포용적 금융 등 금융개혁 방안 Ⅱ'에 따르면 2025년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는 11조4740억원으로, 2025년 말 전체 가계신용의 0.6% 수준입니다. 정책서민금융은 총량 면에서는 작지만 생활비 부족, 다중 채무, 연체, 신용 하락으로 이어지는 취약 부채의 초기 경로를 다룬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을 합니다.
 
가계부채 관리의 방향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동안 가계부채 논의는 총량 관리, 주택담보대출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부동산 시장 안정에 집중돼 왔습니다. 그러나 규제가 강화될수록 신용이 낮거나 소득 변동성이 큰 차주는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정책서민금융 체계 개편은 이들이 장기 연체나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포용금융 전환, 재원·채무조정이 관건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7월 발간한 '한국 가계부채 관리의 구조개혁' 보고서에서 총량 목표와 차주별 상환능력 심사 중심의 정책 조합만으로는 가계부채 수준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 비교 기준으로 2025년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0.3%로 주요 선진국 중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가계부채가 경기순환뿐 아니라 인구구조와 세대 간 금융 흐름이 맞물린 구조 문제인 만큼, 단기 대출 규제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재원 안정성과 서민금융 체계 개편은 국민기초금융보장법 논의와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해 서민금융보완계정 수입 8506억원 중 금융회사 출연금은 4396억원으로 정부출연금 3939억원보다 많았지만, 해당 근거 조항은 오는 10월9일 효력이 끝나는 한시 규정입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발의 준비 중인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은 기초상담, 채무조정, 보험, 대출, 저축을 연결하는 최소 금융 안전망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재원 체계까지 담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정책서민금융의 지속가능성도 과제입니다. 근로자햇살론 대위변제율은 2016년 2.2%에서 2025년 12.4%로 상승했습니다. 대위변제율 상승은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서 취약차주의 상환 여건이 악화되고, 보증기관의 재원 부담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올해 1월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를 연 15.9%에서 12.5%로 낮춘 것도 차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다만 정책서민금융이 지속되려면 금리 인하와 함께 재정, 금융권 출연, 보증 재원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설계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채무조정 역시 단순 감면보다 재연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예정처에 따르면 취약계층 채무조정의 채무 원금 감면율은 2021년 56.3%에서 2025년 56.9%로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상환 기간은 같은 기간 84.2개월에서 90.4개월로 길어졌습니다. 채무조정 이후 다시 연체로 이어지는 실효 건수도 2018년 2만1000명에서 2025년 2만9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는 획일적인 채무 감면 방식만으로는 실질적인 재기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대출 공급 넘어 신용회복·정상 금융 복귀로
 
5월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신용회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5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도 포용적 금융정책의 초점을 단기 자금 공급에서 제도권 금융 안착 지원으로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정책서민금융상품 금리 인하, 청년·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 은행권 새희망홀씨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불법사금융예방대출에서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 징검다리론·은행권으로 이어지는 '크레딧 빌드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정책서민금융의 목표가 단기 대출 공급이 아니라 성실 상환과 신용 회복을 거쳐 은행권 금융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만드는 데 있음을 보여줍니다.
 
청년층 문제도 이 흐름에서 봐야 합니다. 학자금, 주거비, 생활비, 취업 준비 비용이 겹치는 시기에 고금리 대출이나 연체가 생기면 신용점수가 낮아지고, 이후 주거·교육·창업자금 접근성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청년기의 작은 금융 실패가 장기 자산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서민금융은 생활비 대출을 넘어 신용 회복과 자산 형성, 복지·고용 지원까지 연결하는 체계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서민금융 대전환은 '대출 공급'에서 '회복 투자'로의 전환입니다.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현금 유동성이 아니라 다시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과 경로입니다. 상담, 채무조정, 금융 교육, 고용, 복지, 주거, 저축, 보험이 함께 작동할 때 서민금융은 취약 부채를 관리하는 포용적 정책금융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K-정책금융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가계부채 대책은 총량 관리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무게가 실렸지만, 취약차주 부채는 총량 규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책서민금융은 규모는 작아도 취약 부채가 장기 연체와 불법사금융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장치인 만큼, 대출 공급을 넘어 채무조정과 정상 금융 복귀까지 책임지는 포용적 정책금융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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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부채가 장기 연체와 불법사금융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장치로서 정책서님금융을 대출 공급을 넘어 채무조정과 정상 금융 복귀까지 책임지는 포용적 정책금융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포용적 정책금융을 디딤돌로 삼아 서민들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되도록 실효성있는 정책을 기대합니다.

2026-07-02 14:11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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