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데이터센터 갈등 반복…주민고지 기준 여전히 공백
허가 후 주민 반발·불허 사례 잇따라
학교·주거지 인접 시설 정보공개·의견수렴 기준 필요
2026-06-29 17:06:44 2026-06-29 17:24:22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도심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주민 갈등이 반복되고 있지만, 입지 단계에서 주민 고지 기준은 여전히 공백입니다.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서는 소형 데이터센터가 허가 뒤 주민 반발과 소송으로 번졌고,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에서는 주거·교육 환경 우려로 건축허가가 불허됐습니다. 학교 인근, 주거밀집지역 소형 센터에 대한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도권에서는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5메가와트(MW) 안팎의 소형·엣지형 데이터센터 입지가 주거지 인근에서 추진되면서 주민 수용성 문제가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거지나 학교 인근 데이터센터에 대해 주민 사전 고지와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는 별도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올해 4월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사업은 4.98MW 규모의 소형 엣지데이터센터로 추진됐습니다. 건축허가 이후 주민들은 전자파와 소음, 냉각 과정의 열 배출, 화재 위험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습니다. 사업자 측은 관련 기준을 충족했다는 입장이었지만, 갈등은 공사 중단과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2024년도에는 경기도 용인시 언남동 데이터센터가 인허가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용인시는 해당 부지가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고 주변에 초·중학교가 있어 주거·교육 환경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냉각시스템 상시 가동에 따른 소음과 경관, 건축물 높이 문제 등도 불허 사유로 제시됐습니다.
 
두 사례의 결과는 달랐지만 쟁점은 같았습니다. 생활권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를 주민이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 의견을 낼 기회가 있었는지입니다. 법적 인허가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과 주민 수용성 절차가 충분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을 뒤늦게 알게 되면 업체와 행정당국 간 마찰이 계속 생길 수 있다"며 "주거 인접 지역 데이터센터는 사전에 주민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 공청회 절차를 두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 제도상 데이터센터는 건축물 용도에서 방송통신시설의 세부 용도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이런 분류만으로 주민 고지나 의견 수렴 절차가 자동으로 의무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거지나 학교 인근 데이터센터에 대해 주민이 사전에 알 수 있고 의견을 낼 수 있는 별도 기준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제도 개선 요구가 나왔습니다. 최기찬 서울시의원은 지난 4월 데이터센터 입지 관련 건축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습니다. 건의안은 데이터센터 건축 시 입지 적정성과 환경 영향, 주민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회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인근 주민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데이터센터 대형화에 따른 고압송전선 전자파 우려와 주민 마찰을 사전에 조정하자는 내용입니다.
 
다만 이 법안이 5MW 안팎의 도심형 소형 데이터센터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합니다. 적용 대상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로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인근이나 주거밀집지역 소형센터까지 주민 고지와 의견 수렴 기준을 적용할지 논의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결국 도심 데이터센터 갈등은 단순한 주민 반발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시설이 생활권에 들어서기 전에 주민이 알 수 있는지, 의견을 낼 수 있는지, 지자체가 이를 조정할 기준을 갖고 있는지가 먼저 정리돼야 합니다. 주민 고지와 의견수렴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갈등은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최근 AI 인프라 확대 흐름과 별개로, 생활권에 들어서는 도심 소형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주민 고지와 의견 수렴 기준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월드IT쇼 2026 SK텔레콤 부스에 전시된 AIDC 사업 전개도. (사진=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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