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통행료 면제”…해운·정유·석화 ‘한숨’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부담 불가피
해협 재봉쇄 가능성도…불확실성 여전
2026-06-18 16:13:35 2026-06-18 16:36:03
[뉴스토마토 배덕훈·박창욱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해운·정유·석유화학 업계에 또 다른 그늘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통행 수수료부과 취지의 조항이 담겨 추가 비용 부담 가능성이 떠오르는 까닭입니다. 또한 현재의 종전 합의로는 향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뒤따릅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7(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종전 양해각서는 총 14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양국은 상호 동의 하에 연장 가능한 최장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를 협상하고 달성하기로 약속(3)하고,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등 조치 해제(4)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문제는 5조입니다. 5조에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는 상선들이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의 최종 합의를 위한 60일의 협상 기간이 끝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란 역시 60일간의 무상 통항기간이 끝나면 통항 선박에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자국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당연히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실제 통행료가 부과되면 한국 해운·정유·석화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가뜩이나 핵심 운송로인 호르무즈의 봉쇄로 원유를 비롯한 핵심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겨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그동안 없던 통행료가 새롭게 부과되면, 추가 비용 부담에 더해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또한 이번 종전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을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으로 떠오릅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의 자폭드론, 미사일 등 상당한 무기 재고를 이유로 언제라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접근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해운·정유·석화업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해운업계에서는 통행료 징수와 재봉쇄 리스크에 따른 위험 할증 등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행료가 붙으면 운항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를 운임에 모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선사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물류 차원에서 일부 육상 우회가 가능하더라도 해운은 대체 항로를 찾기 어려워 재봉쇄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정유업계에는 원유 수급 차질과 유가 상승 리스크가 제기됩니다. 종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무상 통항이 60일로 제한된 가운데, 재봉쇄에 따른 수급 안정성은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행료가 부과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물동량 전반에 운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전체 시장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는 아직 가정적인 상황이지만 원유 수급 불안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에 관련 리스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석화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고가에 확보한 원유와 나프타가 뒤늦게 생산에 투입되는 시차 탓에 불거지는 역래깅우려와 가격 하락 신호에 따른 수요 지연 가능성까지 커지며 실적 변수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실제 통행료과 부과되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재봉쇄 가능성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 리스크도 여전하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역래깅 부담과 구매 수요가 지연될 가능성으로 하반기 실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박창욱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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