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2030세대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을 이끌며 당의 버팀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청년층의 지지가 곧 현 지도부나 강경 노선에 대한 지지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함께 나옵니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를 사퇴론 차단의 명분으로 활용할 경우 보수 재건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다시 친윤(친윤석열) 체제로 회귀한다면 현재의 지지 흐름이 순식간에 역풍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국힘 지지율 상승 1위는 '20대'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2030세대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전날 발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11~12일 조사·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무선 자동응답 방식)에 따르면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9.1%입니다. 6·3 지방선거 전 치러진 5월 3주 차 여론조사(33.5%)와 비교해 25.6%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21.3%로 같은 기간(34.1%) 12.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30대도 증감 폭은 덜했지만 동일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52.5%로 선거 전 여론조사(41.1%)보다 11.4%포인트 늘었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27.4%로 선거 전(35.8%)보다 8.4%포인트 줄었습니다.
이들은 전 연령을 통틀어 국민의힘에 가장 큰 호응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 지지도 상승폭은 20대와 30대에 이어 △60대 11%포인트 △50대 10.7%포인트 △70세 이상 9.3%포인트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40대만 유일하게 국민의힘 지지율이 선거 전보다 1.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됐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공표한 여론조사(6월9~11일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전화 가상 번호 인터뷰)에서 20대의 27%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 선거 전(18%)과 비교해 9%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율은 24%로 선거 전(25%)에 비해 1%포인트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정치권 안팎에선 스타벅스 논란으로 커진 청년층의 반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참정권 침해 규탄 시위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는 연일 청년층이 운집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올림픽공원에 모인 인파의 3분의 1이 2030이었습니다. 이들이 주 경제활동층인 만큼 퇴근 시간 전임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사진=뉴시스)
장동혁 '사퇴론 차단'에 이용되는 청년층
청년층 지지율 상승은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버티기'의 좋은 구실이 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추가적인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더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와 함께 올림픽공원을 찾아 "해외에서까지 대통령이 강제 해산을 하명하고, 어제 서울경찰청장이 패가망신을 운운하면서 시민과 청년들을 겁박했다"며 "결국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보수 진영 안팎에서는 2030의 지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장 대표가 재선거 요구를 고리로 퇴진을 거부하며 보수 재건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유튜브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장 대표가) 마치 그게(지지율이) 올라갔으니까 '내 세상이다' 그렇게 민심을 호도하는 식으로 정치를 하면 다시 보수 재건에 대한 희망을 우리 국민이 거둬들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청년층의 지지가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대한 동조라고 오판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2030은 언제든 진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실용주의 세대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념에 따른 '줄투표'가 아니라 시장은 국민의힘,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는 등의 '교차 투표'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에서 청년 세대 과반이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뽑은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지난 3일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20대 득표율 추정치는 △김 후보 52.3%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후보 44.2%였습니다. 30대의 57.6%는 김 후보, 39.4%는 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정당보다 인물과 메시지를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입니다.
선관위 사태가 진정되고 국민의힘이 친윤 노선을 다시 밟을 경우 이들의 민심이 곧바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2030의 보수화는 본인의 이익이 침해당하거나 정치적 권리를 뺏기는 등 손해 보는 상황을 못 견디는 데서 출발한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당에 대한 반발로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받는 것"이라며 "결국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대안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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