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새로 출범하는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장의 공약 재원 조달 방식은 각각 다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약을 이행하는 데 드는 돈을 주로 개발이익으로 충당할 계획입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하나금융 이전과 반도체 초과세수를 결합해 조달하고,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국비를 확보해 재원을 확충할 방침입니다.
16일 <뉴스토마토>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를 통해 각 당선인의 공약가계부를 확인한 결과,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신규 재원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조1776억원이,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1조6814억원이,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1조4322억원이 각각 필요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오세훈, 21조 중 공공기여금 10조…핵심은 개발이익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6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에서 박유진 민주당 의원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시장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신규 재원은 총 21조1776억원입니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을 보면 △개발이익 공공기여금 10조원(47%) △민간자본 5조1480억원(24%) △국비 3조1000억원(15%) △공공 부지 매각 2조3000억원(11%) △시비 예산 및 기타 5276억원(3%)으로 구성됩니다.
용도지역 변경과 사전협상제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재원의 절반 가까이를 충당하는 구조입니다. 오 시장은 사전협상 공공기여금 2조5000억원과 공공 부지 매각 수입 2조3000억원을 묶어 '강북전성시대기금' 4조8000억원을 조성하고, 이를 강북횡단선 등 도시철도 7개 노선 건설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강북횡단지하도시고속도로(3조4000억원)와 남부순환지하고속도로(1조7000억원) 사업엔 국비 3조1000억원과 민간자본 5조1000억원을 끌어올 예정입니다. '서울찬스 내집마련'(7조5000억원) 역시 개발이익 청년자산화 기금을 통해 조달하며, 낀세대 연금(서울형 퇴직연금, 4800억원)은 민간 재원으로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 개발 경기가 꺾일 경우 공공기여금 확보가 불투명해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민선 9기에선 서울시의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됐는데, 시의회가 인·허가를 늦춘다면 재원 조달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오 시장은 명태균 게이트에 따른 사법 리스크까지 안고 있어 임기 완주 자체가 불확실한 것도 변수입니다.
여기에 구조적 변수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오 시장이 계획한 국비 3조1000억원의 확보 여부입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 유일한 야당 소속인 오 시장은 국토교통부 등 이재명정부 소관 부처와의 협상에서 박찬대·추미애 당선인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국비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교통 인프라 사업 전체 일정이 지연될 우려가 있습니다.
박찬대, 하나금융 이전·반도체 초과세수에 기대 걸어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 G타워에서 열린 민선 9기 인천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찬대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한 신규 재원은 총 1조6814억원(2027~2030년 시비 기준)입니다. 조달 구조는 △하나금융지주 본사 이전에 따른 세입 증가 5554억원(33%) △반도체 법인세 초과세수 지방교부세 5622억원(33%) △세출예산 절감 5015억원(30%) △인천 성장세수 증가 623억원(4%) 등으로 짜여 있습니다.
하나금융 이전 세입은 취득세 323억원(1회), 법인소득세·개인분 지방소득세 합산액을 3년에 걸쳐 거두는 방식입니다. 반도체 법인세 초과세수(100조원) 중 75조원 잔여분에서 인천 몫 5622억원을 확보한다는 계산입니다. 세출 절감액 5015억원은 2025년도 잉여금(1조5000억원) 중 이월금 1조원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마련합니다. 이 재원은 바이오 차세대 신약(1872억원), 인공지능(AI) 혁신 거점도시 조성(2398억원), K-문학 컬처 콘텐츠(4240억원) 등 핵심 공약에 직접 연결됩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하나금융 본사 이전 속도와 규모에 따라, 반도체 법인세 초과세수가 어떻게 유지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당장 취득세 세입부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큽니다.
추미애, 국비 의존도 56% 달해…재원 공백도 4622억
추미애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9회 지방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미애 당선인의 공약 신규 재원은 총 1조4322억원입니다. 조달 구조를 보면 △국비 8000억원(56%) △세입 증가 3000억원(21%) △세출 절감 1000억원(7%) △민간 1000억원(7%) △도비 500억원(3%) △시·군·구·비 500억원(3%) △기타 322억원(3%) 등입니다.
재원의 절반 이상을 국비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조기 완공 재원은 2026년 기존 예산 조정 및 추가경정예산으로 우선 충당하고, 2027년 이후엔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확보와 시·군 분담, 민간 투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입니다. 재원 소요가 가장 큰 항목은 '수도권 원패스'(5026억원)로, 서울·인천시와의 공동 추진이 필수적입니다. 경기북부 첨단산업 특화단지(6350억원) 역시 국비와 도비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합니다.
문제는 54개 공약 전체 소요(1조8944억원) 가운데 4622억원의 재원이 미지수로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추미애 당선인은 이재명정부와 원팀을 내세우는 만큼 국비 확보에서 유리한 위치이지만, 경기 침체로 법인세 초과세수가 줄면 국비 확보 여건도 나빠집니다.
아울러 추 당선인 측은 미확보 재원 4622억원의 경우 임기 중 세입 여건을 보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 조달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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