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앞으로 연안여객선 조타실 내 CCTV 설치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됩니다. CCTV는 정부 예산 100%로 건조된 공영항로의 국고여객선에 우선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항해 중 목적 외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또 어선 통항 시 과도하게 울리는 알람 때문에 선원들이 고의로 전원을 차단했던 해상 네비게이션(바다내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최적화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 체계로 전환합니다.
해경·국과수 합동감식반이 지난해 11월20일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 정박한 좌초 사고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를 육안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고여객선 30척, CCTV 우선 설치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1월19일 발생한 대형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좌초사고를 계기로 마련한 ‘여객선사고 재발방지 혁신 전략’을 11일 발표했습니다. 당시 조타실에는 2명의 선원이 당직 근무 중이었으나 휴대전화를 보며 전방 견시를 소홀히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번 대책은 견시 소홀 등 인적 과실을 첨단 기술과 제도 개선으로 보완해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하는 여객선 안전 운항 체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둔 겁니다. 조타실 내 CCTV 설치 등 CCTV 의무화는 올해 하반기 ‘표준 운항 관리 규정’ 개정을 시작으로 선사별 자체 규정에 반영됩니다. 오는 2027년 중 ‘해상교통안전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법제화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과태료 부과 여부에 대한 복무관리 방안은 섬 주민들과의 필수적인 소통까지 단절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운항에 필요한 통화를 허용하되 다른 용도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경우 제재키로 했습니다.
이달부터 정부 예산 100%로 건조된 공영항로의 국고여객선 30척에 CCTV가 우선 설치됩니다. 민간 선사에 대해서도 해운조합을 통해 설치 비용의 50%(척당 100만~200만원 선)를 지원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합니다.
지난해 사고 당시 약 45%의 사고 저감 효과를 보인 ‘바다내비 단말기’를 선원들이 고의로 차단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 등 시정에 나섭니다. 단말기 보급 사업을 통해 구매 가격의 50%도 지속적으로 국고 지원할 방침입니다.
나아가 2030년까지 기상·사고 정보를 스스로 학습해 알람 오작동을 줄이고 최적 항로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운항보조시스템’을 개발·적용할 때도 단말기 가격의 절반 수준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항로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어구가 여객선 엔진에 감기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해양경찰청, 어업관리단과 협력해 단속을 병행합니다. 사고가 발생했던 지점 인근에는 임시 등대를 철거하고 오는 10월까지 시인성이 극대화된 10m 높이의 정식 등대를 신설, 전방 주시 환경을 개선키로 했습니다.
안개, 부유물 등 위험요인을 사전 탐지하기 위해서는 시정계와 CCTV 등 해상 관측 장비를 현행 100개소에서 2028년까지 171개소로 확대합니다.
서해해경청 과학수사대가 지난해 11월20일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좌초 사고를 낸 퀸제누비아2호 조사를 위해 선체 주변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존 선원 공영항로 재고용, VTS 관제 강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공영항로 공공기관 위탁운영(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주도)’ 제도에 대한 연착륙 대책도 밝혔습니다. 공영항로 선원들이 공공기관 수준의 처우 보장을 받는 등 안전성 확보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기존 민간 여객선사에 종사하던 인력은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공공기관이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적자 민간 노선에 운항 결손금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안전 격차를 좁혀나갈 계획입니다.
지난해 국회 통과가 무산됐던 ‘선원 소득 비과세 범위 확대’ 법안도 재추진합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소위 의견을 수렴해 선원 정책과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연안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올해 안으로 수립하고 합리적인 당근책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선박교통관제시스템(VTS)의 관제 기능도 강화합니다. 예컨대 사고해역을 관제하는 목포VTS는의 경우 관제사 10명 중 1인당 서울시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관제구역을 실시간으로 관리합니다. 동시 다수 선박을 장시간 관제하는 현실적 어려움과 상황발생 초기 다단계 의사결정 구조 등으로 신속한 대응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해역별 특성에 맞는 경보기준을 마련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위험경보 정확도가 향상된 관제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이와 함께 해양사고 발생 시 외부전문가가 참여해 객관적으로 사고내용의 개선점을 찾는 사고분석평가 제도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훈련도 분기별로 확대 실시합니다. 이 밖에 해양사고 발생 초기 신속한 대응을 위해 의사결정을 위한 상황보고 단계는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하고 시·공간 제약 없는 상황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심상철 해수부 연안해운과장은 “지난해 11월 267명이 승선한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되는 여객선 해상사고가 재발했고 견시 소홀 등 인적 과실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특별현장점검 등을 통해 사각지대에 있는 연안여객선 운영체계의 위험요인들이 확인됐으며 선원?운항관리 강화, AI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인적 과실까지 보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추진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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