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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프라임]가족의 풍경과 상처
2026-06-11 15:05:21 2026-06-11 15:05:21
[뉴스토마토 오승훈 산업1부장] ㅅ으로 시작하는 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말이 아마 사랑”이라면, 가장 고즈넉한 말은 ‘숲’이 아닐까 싶다. 숲을 발음하고 떠올릴 때, 우리는 이미 숲에 와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또한 숲을 벗하고 살지 못하는 도시인의 착시인지는 몰라도, 숲이라는 단어는 이미 그 외형적 특징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숲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숲은 글자 자체로 이미 한 그루의 나무를 연상시킨다. 이는 비단 도시 문명에 찌든 세속인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 터.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스콧 니어링에서 전우익 선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숲의 영감과 향기를 사랑했다. 숲과 유리된 삶을 사는 오늘날의 현대인과 달리, 그들은 숲에 살았고, ‘더불어 숲’이 되었다.
 
김훈 장편소설 <내 젊은 날의 숲>(문학동네 펴냄)
 
그러나 소설가 김훈에게 숲은 사색과 치유의 공간임과 동시에 삶과 죽음, 생장과 소멸의 공간이다. 그는 장편소설 <내 젊은 날의 숲>(문학동네 펴냄)에서 따로 살아서 숲을 이루는 나무들과 달리, 더불어 숲이 되지 못하는 가족의 적막하고 쓸쓸한 풍경을 그린다.
 
푸석한 삶의 황폐함
 
뇌물죄로 구속된 비리 공무원 아버지를 둔 조연주는 퇴직금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다. ‘마실’처럼 기독교인이 된 엄마를 뒤로하고 그녀는 홀연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국립수목원으로 떠난다. 수목원의 꽃과 나무를 그리는 계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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