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50원선에 근접하면서 달러예금을 둘러싼 자금 이동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차익실현으로 달러예금 잔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환율 상승 압박이 이어지면서 은행 창구 문의가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 관심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 입니다. 금융당국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외화 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할 경우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30분 주간거래 종가 기준 달러당 153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월 7일 종가인 1454.0원 대비 무려 81.0원(5.57%) 오른 수치입니다.
최근 환율 상승세는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4일과 5일 잇달아 환율 관련 메시지를 낸 데 이어 7일에는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은 용인하지 않겠다"며 시장교란행위 등에 대해 엄정 조치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로 한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중순 1500원선을 넘어선 이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는 1539.1원에 마감했고, 6일 야간거래에서는 장중 1561.5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예치하는 상품으로 환율이 오를 경우 원화로 재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 세법상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대표적인 외화 투자 수단으로 꼽힙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담당 관계자는 "최근 고객 문의 가운데 달러예금 관련 상담 비중이 다시 늘고 있다"며 "차익실현으로 달러예금이 소폭 감소했지만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압박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달러예금 잔액은 최근 한 달 동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율 상승 과정에서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자금이 일부 빠져나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645억5917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월 7일 677억4385만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새 31억8468만달러(4.70%) 감소한 규모입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경제지표 호조를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보고 당분간 1500원대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한국은행의 매파적 통화정책 방향 등 변수가 있는 만큼 단기 환율만 보고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금융당국 역시 고환율을 이유로 외화 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달러예금은 환율 상승기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이후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 시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550원선에 근접하면서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달러예금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거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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