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장동혁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선거 결과에 송구하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거취나 책임론에 대해 함구했습니다. 특히 우려가 컸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당선인이 5선 고지에 오르면서 당권파 내부에선 "사퇴할 명분이 없어졌다"는 기류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노태악 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대 승부처 서울서 수성…'완패 막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오만하고 무도한 이재명과 민주당에 맞서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어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전 패색이 짙었던 국민의힘이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영남에서 3곳과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던 서울을 사수하면서 사실상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말미에 "함께 싸워달라. 당원 동지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말아달라.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선을 긋고 내년까지 당대표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불참했는데요.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장 대표가 전날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선관위를 찾아 항의하는 등 밤을 새워 노력했다"며 "그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당의 입장과 장 대표의 거취 표명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박 공보단장은 "(거취는) 대표께서 결정하실 문제라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다만 선거에서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국민께서 현 정부와 여당의 오만함에 맞서라는 준엄한 심판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친한계에 중진까지 "지도부 총사퇴해야"
그러나 친한계와 소장파는 물론 중진 의원까지 나서서 장 대표를 향해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날 소장파 이성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대 선거 결과를 반추해 보면 우리 국민의 선택은 늘 옳았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잘못된 과거를 제대로 반성하고 모두가 수긍할 만한 변화와 개혁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안상훈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가 황당(하게) 제명한 한동훈 전 대표(당선인)의 의회 입성, 장 지도부와 거리를 둬서 서울을 지킨 오세훈 시장(당선인)"이라며 "합리적 보수 재건의 신호탄. 민심은 천심,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예지 의원도 "국민의힘은 당초 우려를 넘어 서울·대구·경북·경남 선거에서 소중한 선택을 받았다"면서도 "이는 당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무거운 당부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친한계 한지아 의원도 "선거 결과는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를 향한 경고"라며 "보수는 반드시 재건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소희 의원도 이날 <BBS>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가 지원 유세 간 곳은 다 졌다. 이게 민심"이라며 "장 대표가 간 곳은 대체로 다 졌고,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도 장 대표를 반기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장 대표가 가장 많이 찾은 지역은 충청→경기→대전→서울 순인데요. 모두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입니다. 또 서울은 당시 오세훈 후보의 요청에 따라 동행 유세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론은 친한계와 소장파 외에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오는데요. 국민의힘 중진 의원인 권영세 의원은 오는 10일 국회에서 '진보 10년 더 간다'란 제목의 세미나를 개최해 현재 국민의힘 대표 체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한 중진 의원은 "장 대표의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거취 압박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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