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이 2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발생 경위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철도 복구와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공개했지만, 사고 전 구조물 이상 징후를 인지한 뒤에도 현장 점검과 안전진단을 이어가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전관리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서울시 관리·감독과 맞닿아 있는 현장에서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해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시는 27일 브리핑을 열고 경의중앙선 복구와 잔여 구조물 철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0분 고용노동부에 작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오전 8시 사고 대응 긴급회의와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거쳐 복구 작업 재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오전 11시 고용노동부 공사 재개 심의가 진행됐고, 오후 2시에는 사고 관련 언론 브리핑이 열렸습니다.
서울시는 작업계획서 기준으로 공중비계 철거에 6시간, 상판(S9) 철거에 24시간, 전차선 복구에 10시간, S8 구간 철거에 8시간이 각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의중앙선 운행 재개까지는 작업 시작 후 약 40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시는 유가족과 부상자 지원 대책도 내놨습니다. 시는 유가족별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장례 절차와 재난지원금, 심리상담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부상자들에게는 치료비와 위로금, 심리상담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2시33분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슬래브(S9) 절단 작업 도중 거더(교량 지지대)가 붕괴하면서 현장 관계자 6명이 매몰됐고, 이 가운데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졌습니다. 공사 담당 과장과 담당 주무관,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붕괴 잔해는 경의중앙선 철로를 덮치며 열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서울시가 사고 전 이미 구조물 이상 징후를 파악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전 대응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1시30분 슬래브 절단 작업이 시작됐고, 오전 2시30분께 거더 일부에서 29㎜ 수준의 처짐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서울시는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추가 처짐 방지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오전 7시30분 현장 관계자의 유선 보고가 이뤄졌고, 오전 9시30분에는 대면 보고가 진행됐습니다. 이어 오전 10시50분 현장 관계자와 감리단, 구조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 대책회의와 현장 점검이 진행됐고, 오후 1시40분에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안전진단이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약 1시간 뒤인 오후 2시33분 구조물이 붕괴했습니다.
브리핑에서는 “이상 징후 발견 이후 왜 현장 접근과 철도 운행을 전면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철도가 지나는 특수 구간 특성상 작업 방식과 시간에 제약이 있었다”며 “한국철도공사와 협의해 하루 3시간씩만 야간 작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966년 준공된 서소문 고가차도는 정밀안전진단에서 붕괴 위험이 큰 안전등급 D 판정을 받아 지난해 8월부터 철거 작업이 진행돼 왔습니다. 현재 공정률은 약 88.49% 수준입니다.
사고 직후에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도 일제히 유세 일정을 중단했습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고가 서울시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최근 불거진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까지 겹치면서 서울시의 안전관리 문제가 선거 막판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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