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 3500원…"팔아도 남는 게 없어요"
3월 기준 김밥 한 줄 3431원…실제 식당선 6000원 육박
인건비·재료비·임대료 고공행진…소비자·점주 모두 '불만'
2026-05-06 16:34:33 2026-05-06 16:50:56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 김밥가게 메뉴판.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김밥 한 줄 전국 평균 가격은 3431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3년 2997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약 15% 오른 수준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김밥 한 줄 가격이 6000원대에 근접하면서 '서민 먹거리'라는 이름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여의도의 한 김밥집에서는 야채김밥이 4500원, 다른 김밥은 6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통계와 체감 가격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는 셈입니다. 가게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5개 남짓한 테이블 가운데 손님은 두어 명이 다였고, 주방에서는 김 위에 밥을 펴고 재료를 올리는 손길이 이어졌지만 분주함보다는 여유에 가까운 분위기였습니다.
 
김밥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인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밥에 들어가는 쌀과 김, 참기름 등 주요 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마른김은 수출 확대와 생산 비용 상승이 겹치며 지난 2023년 1020원(10장 기준)에서 올해 1400원으로 최근 3년간 4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쌀은 2023년 5만2057원(20kg 기준)에서 6만2255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밖에도 참기름 등 부재료 가격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은 통계보다 큽니다. 10년째 여의도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10년 전보다 재료비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 매출은 늘었지만 실제로 손에 쥐는 마진은 줄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재료비가 매출의 50% 정도였는데 지금은 60%까지 올라왔다"고 말했습니다. 물가 상승에 따라 매출이 늘어도 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도심 상권일수록 부담은 더 크게 체감됩니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높은 지역 특성상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점주는 "같은 김밥이라도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높아 보일 수밖에 없다"며 "나가는 비용이 그만큼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영업 환경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물가 상승에 따라 가격을 올리는 것도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그는 "마진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줄까 봐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며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점주는 "김밥집을 찾는 직장인 손님들이 주머니가 가벼워진 느낌이라고 많이 말한다"며 "그렇다고 김밥을 아예 안 먹을 수도 없어 결국 오른 가격을 감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외식 물가 전반이 오르는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대안으로 여겨지던 김밥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체감물가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현장에서는 재룟값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점주는 "재룟값은 한 번 오르면 내려오기보다는 계속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을 쉽게 올리기도 어려운 만큼, 점주들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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