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반도체 호조가 4월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웃돌았고, 무역수지도 최초로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다만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용 유발 효과가 제한적인 구조 속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업 문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수출 2개월 연속 800억달러…반도체가 이끈 증가세
3일 산업통상부의 '2026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2개월 연속 수출 300억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한 점도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8.0% 증가한 85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월(866억달러)에 이어 처음으로 2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역시 48.0% 증가한 35억8000만달러로, 3개월 연속 30억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통상 1~3월 수출이 증가한 뒤 4월에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4월에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실제 반도체 수출은 2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넘었으며, 13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월별 실적을 보면 올해 3월이 328억달러로 1위, 올해 4월이 319달러로 2위, 올해 2월이 251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산업부는 "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고정가격이 상승했다"며 "D램 및 낸드 메모리 가격·수요 모두 견조해 대 최고치였던 올해 3월에 이어 300억달러 이상 실적 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석유제품 수출액 증가도 4월 수출 증가세에 일부 영향을 미쳤습니다.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36.0% 감소했지만, 단가가 급등하면서 수출액은 39.9% 증가한 5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105.4달러로 55.6% 상승했고, 석유제품은 톤당 1432달러로 118.5%, 석유화학은 톤당 1571달러로 36.3% 각각 올랐습니다.
제조업 고용 감소…성장·고용 괴리 확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 성장은 대내외 변수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로 지적됩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주요 품목 경쟁 심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재료 수급 어려움 등 수출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수출 시장 다변화 정책 등을 통해 수출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유·나프타 등 대체 물량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고용 측면에서는 이미 괴리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20만명대 증가했지만, 제조업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과 비교해 4만2000명 줄어 2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노동부는 "양호한 수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심리가 둔화하며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 증가가 고용 확대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생산 확대 과정에서 인력보다 설비투자와 가동률 조정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 같은 구조는 청년층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용 유발 효과가 제한적인 반도체 산업 중심의 '1강 성장'이 신규 채용 여력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이 협소하게 형성된 이중 노동시장 구조하에서, 교육 투자에 비해 만족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할 때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발생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결국 구직을 포기하고 '그냥 쉬었음'을 선택하는 청년들을 반복적으로 양산하는 구조적 배경이 됩니다.
고혜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원장은 "AI 확산과 경력직 중심 채용이 맞물리며 청년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밀려나는 구조"라며 "기존의 역량 강화·취업 지원을 넘어 경력 형성 지원으로의 정책 전환과 청년층 첫 경력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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