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한 데 이어 베트남까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신흥국·개발도상국을 아우르는 경제권 의미)'로의 외교 지평을 넓히고 있지만 실질적 통상 협상 과정의 무역 불균형 문제는 제약 요인으로 꼽힙니다.
23일 정부와 기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 성과는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축인 전략적 경제 연대를 강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 협력에 대한 높은 의지를 보여준 데다, 베트남과의 전략적 협력 의지는 단순한 외교를 넘어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과 신산업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교적 성과 이면에 자리 잡은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은 향후 경제 협력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지을 최대 과제로 지목됩니다. 박병열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분석을 보면, 인도의 대세계 무역적자는 지난 2008~2024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바 있습니다. 이 중 대한국 무역적자는 46억달러에서 156억달러로 약 3.4배 급증했습니다.
23일 전문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 성과에도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은 향후 경제 협력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지을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는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이 11차례나 열렸음에도 장기간 지연된 배경으로 꼽힙니다. 무역적자는 인도가 통상 협상에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품질인증제도(BIS) 같은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반도체(-44억1800만달러), 철강(-17억2200만달러) 등 우리 주력 산업에서 인도의 적자폭이 매우 큰 실정입니다.
박병열 부연구위원은 "인도는 '자립 인도' 비전하에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무역수지 개선을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는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대한 높은 민감성으로 인해 시장 개방 및 통상 협상 과정에서 무역수지 균형을 주요 고려 요소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CEPA 개선 가속화에 합의했으나 향후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상호호혜적 산업 협력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베트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약 156억달러(2024년)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대한국 적자폭(약 299억달러)은 두 배가량 큽니다.
다만, 우리 기업들의 역할과 생산 규모에선 차이(거대 내수 시장 중심 인도, 글로벌 생산 허브 베트남)가 발생합니다. 아울러 방어적·보호주의 적자인 인도가 상호호혜형 적자인 베트남과 궤를 달리하는 만큼, 인도 적자를 더 큰 '제약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부 측은 "상반기 중 서울에서 제15차 한·베 산업 및 제9차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를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양국 간 수출 통제 협력 양해각서(MOU)를 23일 하노이에서 체결할 예정"이라며 "계속해서 교역·투자 3위 국가이며 제조 수출 전진기지인 베트남과의 경제 연대를 강화하고 양국의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2센터장은 세계경제 포커스를 통해 "베트남은 수출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산업 구조적으로는 중국과 한국 등으로부터 부품과 원자재를 수입해 조립하는 소위 '통로형 경제'의 한계를 보인다"며 "한국의 기술력, 인력 수요와 결합하는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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