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업계 '시정명령' 주의보…에스씨퀀텀·필로소피아 등 적발
1분기 법규 위반 행정처분 11건
보고의무 위반 최다…운용사 포함 전반적 관리 미흡
반복 위반 시 '시정명령' 발령…7월 초까지 시정 못 하면 등록 취소 가능성
2026-04-15 16:42:19 2026-04-15 16:54:46
[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최근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시정명령'을 포함한 행정처분이 쏟아지며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 11건의 처분이 내려진 데 이어, 1일 자로 10건의 처분이 추가 공시되면서 단 석 달여 만에 지난해 전체 처분 건수인 41건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단순 경고를 넘어 시장 퇴출이나 신규 펀드 결성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정명령' 조치가 잇따르면서 중소형 운용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보고의무 위반 최다…LLC형 운용사도 포함
 
15일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투자촉진법 위반으로 중기부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총 1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10건이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여기에 1일, 10건의 처분이 추가로 공시되면서 15일 현재 올해 누적 처분 건수는 총 2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위반 건수가 41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입니다.
 
법규 위반 유형으로는 '보고의무 위반'이 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본잠식'이 4건, '경영개선요구 미이행'이 3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44조에 따르면 벤처투자회사는 매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결산서를 중기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누락한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이 밖에도 임직원 대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금지 위반, 금융기관 주식취득 위반 등으로 제재를 받은 사례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이번 처분 대상에는 스타트업엑스, 드림벤처스, 2080벤처스코리아 등 유한책임회사(LLC)형 운용사들도 포함됐습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4월 공시된 처분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검사 결과가 제재 심의를 거쳐 확정된 것"이라며 "정례적인 행정절차에 따른 공시로, 제도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경영난에 따른 위반 사례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반복 위반 시 '시정명령' 발령…7월 초까지 시정 못 하면 등록 취소 가능성 
 
1일 공시된 10건의 처분 중에는 동일 VC나 운용사가 여러 차례 법규를 위반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에스씨퀀텀벤처캐피탈은 정기검사에서 경영개선요구 미이행으로 2회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엔케이에스인베스트먼트는 자금 중개와 임직원 대출 등 사유로 2회 경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필로소피아벤처스도 경영개선요구 미이행과 특수관계인 위반으로 2회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습니다.
 
벤처투자업계의 행정처분은 위반 강도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뉩니다. 가장 낮은 수위인 경고는 위반 사실을 알리고 주의를 주는 조치입니다. 그 상위 단계인 시정명령은 특정 기한 내에 위반 사항을 바로잡으라고 공식적으로 명령하는 강력한 권고입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6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업무를 중단시키는 업무정지로 처분 강도가 격상돼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중기부는 1일 시정명령을 내린 에스씨퀀텀벤처캐피탈, 필로소피아벤처스, 땡스벤처스, 미래과학기술지주 등 4개사에 대해 7월3일까지 위반 사유를 해소할 것을 명시했습니다. 기한 내에 경영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벤처투자회사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행정처분 이력에 가로막히는 펀드 결성…중소형사 부담 가중
 
행정처분 이력은 VC의 생존권과 직결됩니다. 모태펀드 출자 사업 규정에 따르면, 시정명령 미이행 상태이거나 3년 이내 3회 이상 행정처분을 받은 운용사는 위탁운용사(GP) 선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VC 업계 관계자는 "거시적으로 VC 운용사 자체가 늘어나면서 신생사와 소형사들이 증가했고, 시장 논리에 따라 펀드 결성이 원활하지 않은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관리 부서나 인력이 충분치 않은 소형사의 경우 재무 상황이 악화되거나 행정적인 보고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정책 자금이 소형사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중기부에서도 건강한 소형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형 VC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자본잠식 해소와 성실한 보고 의무 이행으로 '시정명령' 등의 행정 제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향후 업계 생존의 결정적인 갈림길이 될 전망입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월27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동남권 벤처정책·벤처투자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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