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순위 옛말"…편의점 개점 '줄고' 폐점 '늘고'
시장 포화·소비 침체…업계, 출점 대신 '내실 다지기'
2026-04-14 16:57:32 2026-04-14 17:21:53
서울 소재 편의점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한때 '국민 창업 아이템'으로 불리던 편의점이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점포 수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신규 출점은 줄고 폐점은 늘어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양적 팽창을 앞세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주요 업체들은 일제히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편의점 가맹점 수와 평균 매출은 모두 소폭 증가했습니다. 2025년 편의점 가맹점 수는 5만5927개로 전년(5만5711개)보다 0.4% 증가했습니다. 외형만 보면 성장세가 이어지는 듯하지만, 세부 지표는 다릅니다. 개점률은 전년보다 2.0%포인트 낮아졌고, 폐점률은 0.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창업 진입은 줄고, 시장 이탈은 늘어나는 ‘역전 흐름’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시장 포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국내 편의점 밀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편의점 강국인 일본과 유사한 규모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JFA)에 따르면 일본 역시 점포 수가 2024년 5만5736개에서 2025년 5만6054개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 역시 점포 수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개점률 하락과 폐점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 포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매장을 더 늘릴 경우 본사와 점주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점포 간 거리가 좁아지면서 신규 출점이 기존 점포의 매출을 잠식하는 ‘자기잠식’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대응 전략을 재편하는 분위기입니다.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GS25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입지가 나은 곳으로 이전하거나 리뉴얼하는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도심이나 소형 점포를 정리하고 대형·특화 점포로 재편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점포 면적을 확대하고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한 ‘신선 강화형 매장’을 중심으로 주거 상권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CU는 점포 수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상품 등 신규 카테고리를 도입해 여성·시니어·외국인 등으로 고객층을 넓히는 한편, 성수동 ‘디저트 특화점’과 러닝 콘셉트 점포 등 체험형 매장을 통해 소비자 유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점포 수 확대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점포당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상권 맞춤형 ‘뉴웨이브’ 점포를 통해 체험형 요소를 강화하고 있고, 이마트24는 고수익 점포와 플래그십·특화 매장을 중심으로 선별 출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의 전략 변화는 ‘출점 경쟁’에서 ‘내실 경쟁’으로의 전환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낮은 진입장벽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상권 분석과 운영 역량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인구 감소와 소비 둔화까지 겹치면서, 단순한 점포 확대 전략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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