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국내 OTT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가 규모의 경제 확보에 나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4일 티빙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 감소한 405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티빙이 2020년
CJ ENM(035760) 사업부문에서 물적분할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매출이 줄어든 것은 처음입니다.
수익성 역시 여전히 취약합니다. 티빙은 영업손실이 6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700억원대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 여건도 빠르게 약화되는 모습입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3억원으로 감소했는데, 2022년 1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2024년 600억원대로 내려온 이후 1년 만에 다시 500억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다만 티빙 측은 현금성자산 감소를 단순한 재무 악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콘텐츠 투자와 플랫폼 운영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회사 측은 "적자 구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적자폭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티빙과 함께 국내 대표 OTT로 꼽히던 웨이브의 상황은 더 좋지 않습니다. 웨이브는 지난해 매출이 19% 감소한 2677억원에 그쳤습니다. 영업손실을 121억원으로 줄이며 실적 개선을 시도했지만, 차입 규모가 늘어나며 재무 부담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문제는 재무 여건 악화로 콘텐츠 투자 여력까지 함께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무형자산 규모가 감소하며 콘텐츠 투자 축소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티빙의 무형자산은 2024년 4281억원에서 2025년 3606억원으로 약 700억원 줄었고, 웨이브는 같은 기간 9520억원에서 1996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콘텐츠 투자 축소는 이용자 확보 경쟁의 핵심인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OTT 사업에서 콘텐츠 투자는 곧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앱. (사진=뉴스토마토)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1조541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성장을 이어간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자본력을 기반으로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이어가며 가입자를 확대하는 글로벌 OTT와 달리, 국내 OTT는 투자 여력과 재무 체력이 동시에 약화되며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입니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OTT 중심의 시장 구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은 국내 OTT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상 회장은 "국내 플랫폼 파워 확대 측면에서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 논의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 머무르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전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콘텐츠진흥원의 해외 비즈니스 거점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넷플릭스처럼 현지 맞춤형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글로벌 플랫폼 내 브랜드관을 운영하는 '플랫폼 인 플랫폼(PIP)' 전략 등을 통해 유통 채널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OTT와의 협력은 유지하되,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확보 기준을 명확히 하고 표준계약서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을 통해 수익 배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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