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정청래 요청에 화답…선물보따리 안고 대구시장 출마
정청래 "다시 용기 내달라"…거듭 출마 요청
김부겸, 30일 '입장 발표'…사실상 출마 선언
"국힘에 실망한 대구…반사 이익 민주당에"
2026-03-26 18:02:26 2026-03-26 18:11:1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요청에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며 화답했습니다. 사실상 출마 선언 시점을 오는 30일로 예고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구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지원도 약속했습니다. 김 전 총리가 '선물 보따리'를 안고 대구·경북(TK)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회동한 뒤 회동 내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청래 '삼고초려'에…김부겸 "당 요청 못 버텨"
 
정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 전 총리와 회동을 가졌습니다. 지난 23일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요청한 지 3일 만입니다.
 
정 대표는 "아무리 생각해도 대구시장 선거를 이길 필승 카드는 김 전 총리밖에 없다"며 "계속 삼고초려 했고, 이제 시간상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총리를 향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에서 시장에 도전하고 국회의원도 하셨는데, 그런 정신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십분 발휘해 주십사 절박한 심정으로 요청한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어 "대구는 지금까지 수십 년간 국민의힘에서 장기 집권하고 있다. 대구가 17개 광역단체 중 제일 잘산다고 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장 낙후되고 정체된 도시이지 않나"라며 "이걸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이냐, 김 전 총리가 결단해서 다시 한번 용기를 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정 대표의 간곡한 요청에 김 전 총리는 못 이기는 척 제안을 받아들이는 뉘앙스를 풍겼는데요. 김 전 총리는 "(정 대표가) 제가 도망을 못 가도록 아예 퇴로를 차단했다"며, 최근 정 대표의 공식적인 출마 제안을 두고 "이런 당의 요청을 버틸 수 있을까 (싶다)"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2~3달 전부터 김 전 총리에게 대구시장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총리는 "(출마를) 많이 고민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를 정리하는 마당에 다시 열정이 나올까 하는 게 있었고, 또 하나는 공직이 갖는 무게와 두려움"이라며 "좀 더 젊은 세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어떤가 하는 고민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정치적 근거지이자 민주당의 최대 험지인 대구에서 김 전 총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당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 전 총리 또한 "여러 가지로 힘든 지방 도시는 파격이라 할 정도의 도움 없이 일어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정 대표는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구상을 내놨습니다. 그는 "대구를 '로봇 수도' 중심지로 키우겠다, 또 하나는 'AX(인공지능 전환) 대전환'의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건 이재명 대통령뿐만 아니라, 저도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현안인 군 공항 문제, 민·군 통합 공항 건도 대구 시민의 열망으로 안다"며 "그것도 민주당이 잘 준비해서 대구 시민과 힘을 합쳐서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0일 '출마 디데이'…대구, 격전지로 부상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정 대표는 김 전 총리의 손을 꼭 잡고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기대를 갖는 정 대표와 함께 선 김 전 총리는 "주말 중에 양해받아야 할 분도 있어서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다음주 월요일(30일)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정 대표에게)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총리의 입장 발표 시기와 장소는 오는 30일 오전 국회로 예정돼 있습니다.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바로 대구로 이동해 지역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총리가 결단을 내리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시장 후보 추가 공모를 받을 예정입니다. 현재 대구시장 후보로 접수한 사람이 없는 만큼 김 전 총리의 공천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최근 대구 내 높은 지지율을 보인 김 전 총리가 등판 초읽기에 나서면서 대구시장 선거가 '빅매치'로 떠올랐습니다. 김 전 총리 외 영향력 있는 후보가 없었던 터라,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됐던 곳이 격전지로 떠오른 겁니다.
 
변수는 '보수 결집'입니다. 하지만 대구 민심마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고 있어 김 전 총리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입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뉴스토마토>에 "지금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가 앞서 나가는 건 맞지만, 대구의 경우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보수 결집의 정서가 있다"면서도 "대구 내 보수 지지층이 갈라지고, 공천 잡음에 대한 실망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라 보수 결집의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정치적 반사 이익이 생길 수 있다"며 "지금으로선 반전의 묘수를 찾기 어렵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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