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PB, 커지는 갑을 논란…국회 제동 걸까
2026-03-24 15:35:21 2026-03-24 15:35:21
이재관 의원(가운데)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통·제조업 상생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간담회'에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지 수습기자] 국회가 유통사의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 확대 과정에서 불거진 중소 제조사와의 불공정 거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나섰습니다.
 
이재관 의원 등 국회의원 7인은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유통·제조업 상생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상생제조연합회·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이 참석했습니다.
 
PB 상품은 유통사가 직접 기획·발주하고 중소 제조사에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일반 브랜드(NB·National Brand) 상품보다 마진율이 높습니다. 고물가·내수 침체 속에서 편의점 3사 매출에서 PB 비중은 30% 안팎까지 올라섰고, 대형마트에서도 이마트 등 일부는 PB 매출 비중이 2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문제는 PB 거래 구조의 불균형입니다. 유통사는 구매력을 앞세워 납품 단가를 낮추거나 개발 비용을 제조사에 떠넘기는 등 불공정 거래 관행이 지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조사가 특정 유통사 전용 설비에 투자하면 거래 관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심판이 선수로 뛰는'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4년 쿠팡이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PB 등 직매입 상품을 검색 순위 상단에 인위적으로 노출시킨 혐의로 1628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중개자이면서 동시에 직접 판매자인 플랫폼의 이중 지위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규제보다 제조사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발제를 맡은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PB 납품으로 중소 제조사의 매출과 판로는 늘어나지만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R&D·브랜드 마케팅 역량도 축적되지 않는다"며 "규제를 강화하면 유통사마저 PB를 꺼리게 돼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정한 거래 질서 유지와 함께 제조사의 경쟁력·효율성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입점 업체의 약 30%에서 경험되고 있다며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영역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유통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중소 제조사 제품을 함께 가져가도록 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혜지 수습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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