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공천 대가로 뇌물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강 의원이 공천 대가 뇌물 처리를 두고 김병기 의원과 논의하는 녹취가 공개된 지 약 두 달 만입니다.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지난 3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에게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배임수·증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송치단계에서는 뇌물죄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뇌물죄는 이들에게 적용된 배임수·증재보다 형량이 높습니다.
그러나 강 의원이 뇌물 처리를 두고 논의하는 녹음 파일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뇌물죄는 공무수행과 관련해 금품이 오간 경우 등에만 인정되는데, 경찰은 공천은 '정당인'으로서의 업무이기 때문에 공무수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하얏트 호텔 카페에서 김 전 시의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강 의원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29일 강 의원이 지방선거 당시(2022년 4월) 민주당 공천관리위원 간사였던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살려달라"는 발언을 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불거졌습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어쨌건 1억원을 받은 걸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며 "돈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이상 제가 도와드려도 안 되지만 정말 일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강 의원은 "제가 어떻게 하면 되냐" "저 좀 살려달라"는 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당시 서울시 공관위 내부에선 김 시의원의 다주택 문제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이것에 대해 내가 안 이상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묵인하는 것 아니겠냐"며 김 전 시의원에 대한 공천 탈락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두 사람의 대화 다음날 발표된 공천 심사 결과에서 김 전 시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는 외부 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상태였고, 간사를 포함한 현역 의원의 영향력이 큰 구조였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 측이 먼저 '한 장'을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 의원은 돈이 담긴 사실을 몰랐고 즉시 반환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강 의원의 지역 사무국장 출신 보좌진 남모씨 사이의 대질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구속 송치 이후에도 두 사람을 둘러싼 추가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타인 명의를 이용해 1억3000만원을 후원했다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 정황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인사들에게 공천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1억원 공천헌금 수수 사건을 공공수사2부(김형원 부장검사)에 배당했습니다. 검찰은 12일부터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전망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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