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재명'에 'ABC'까지…시작은 23년 전 '난닝구·백바지' 논쟁
유시민 "지지층 갈라치기 의도 아냐…정치인 틀 제시한 것"
한준호 영상 틀어놓고 비판…김민석·송영길·이언주도
김영진 "열린우리당 논쟁 결국 분열로…핵심 인물 유시민"
2026-03-26 17:21:12 2026-03-26 17:35:11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진보 진영의 최대 스피커로 꼽히는 유시민 작가가 던진 'ABC론'으로 여권 내 논쟁이 크게 불붙고 있습니다. 이른바 '뉴이재명'으로 불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회주의자로 묘사해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특히 유 작가가 "재래 언론의 갈라치기"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더 커지는 모양샙니다. 26일 정치권에서는 지난 2003년 노무현정부 시절 벌어졌던 '백바지-난닝구 논쟁'까지 소환됐습니다.
 
25일 <매불쇼>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 (사진=매불쇼 캡처)
 
유 작가는 전날(25일) 최욱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인 <매불쇼>에 출연해 "재래 언론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해가 될 사람들을 띄운다"며 "저는 판독기라고 본다"고 발언했습니다. 유 작가가 출연한 방송의 제목은 <유시민의 경고 "재래 언론이 보호해주는 정치인은 위험해">입니다. 유 작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언론의 책임으로 넘겼습니다.
 
그러나 논란의 시작은 앞서 지난 18일에 유 작가가 출연해 발언한 'ABC론'입니다. 유 작가는 여권 지지층을 A(가치 중심), B(이익 중심), C(A와 B의 혼합) 등 세 부류로 나눴습니다.
 
유 작가는 A그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고,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코어 지지층'이라고 치켜세웠고, B그룹은 "내가 친명(친이재명)이라고 내세우지만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급작스럽게 던져서 논란이 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에 각을 세운 이른바 '뉴이재명' 세력을 비판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사평론가들을 가르는 용어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일주일이 지난 시점인 25일 방송에 다시 출연한 유 작가는 "(ABC론은) 지지층 갈라치기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명심'을 내세우는 정치인들이 왜 생기고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그 틀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성 언론이 '특정 정치인, 지식인'을 띄우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 이언주 의원, 송영길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유 작가의 ABC론은 최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인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시작된 '공소취소 거래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공소취소 거래설은 <MBC> 출신인 장인수 기자가 지난 10일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 발언입니다. 장 기자는 "누가 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최근 다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 뜻이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발언했습니다.
 
뉴스공장은 <KTV>의 정청래 대표 악수 장면 패싱 의혹을 시작으로, 공소취소 거래설까지 제기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정치인들이 등장하자 'ABC론'이 나온 겁니다.
 
실제로 전날 매불쇼는 공소취소 거래설 등을 비판한 한준호 의원이 "편 가르지 마라, 계파정치 하지 마라, 이런 얘기 하는 사람이 어떻게...그렇게 (ABC론으로)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 (유 작가에게) 실망"이라고 말한 영상을 틀기도 했습니다.
 
또 유 작가는 "기묘한데, 김민석 총리와 이언주 의원으로 추정되는 국무위원과 의원 사이에 텔레그램 문자가 지난번에도 찍혔다"며 "장인수 기자 보고 검사들한테 공소 취소를 자발적으로 하면 어떠냐고 말했던 대통령 측근 고위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 왜 안 밝히냐고 공격하면서, 언론은 왜 안 밝히냐"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 과정에서는 지난 1월29일 <뉴시스>가 보도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영상으로 송출됐습니다.
 
(자료=뉴스토마토)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유 작가가 중심이 돼 과거 열린우리당의 와해로 이어진 '백바지(개혁파)-난닝구(구주류)' 논란도 소환됐습니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정치사에서 실패한 역사 중 하나가 (노무현정부였던) 열린우리당 시절의 백바지-난닝구 논쟁”이라며 “당시 그 논쟁을 통해 세력 간 갈등이 깊어졌고 결국 분열로 치달았는데, 그 핵심 세력 중 한 명이 당시 유시민 의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지금은 연대와 단합으로 미래를 향해 가야 할 시점인데, 굳이 편을 가르는 논쟁을 저수지에 던져 엉뚱한 개구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백바지-난닝구' 논란은 지난 2003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분당, 열린우리당 창당을 앞둔 시기 벌어졌던 민주당 내 갈등입니다.
 
백바지 난닝구 논란은 노무현정부 초기 집권 여당에서 벌어진 극심한 주도권 투쟁을 일컫는 말입니다. 백바지는 2003년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유 작가가 흰색에 가까운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국회에 등원한 것을 비꼬는 표현이고, 난닝구는 2003년 9월 민주당 해체에 반대하며 당무회의장에 난입한 남성이 있었던 러닝셔츠를 비꼰 표현입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유 작가를 중심으로 개혁파와 구주류의 갈등이 커지면서 분당 사태를 맞았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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