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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1일 10: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가상자산 2단계법(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24년 7월 1단계법(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1년반가량 지났다.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 제도 공백이 이어지면서 블록체인 유망 기업들의 사업 확장에 제약이 생길 수 있고, 향후 이들의 기업공개(IPO) 시점 역시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파라메타)
입법 지연 속 규제 논쟁…업계 "균형 있는 제도 필요"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2단계법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가상자산 2단계법은 지난 2024년 7월 시행된 1단계법에 이어 가상자산 발행·공시·유통과 거래소 운영 등 산업 전반을 규율하는 종합 법안이다. 1단계법이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면 2단계법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거래소 대주주 요건 ▲법인 거래 허용 등을 포함해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제도권 편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법안 지연과 규제 과잉 우려 사이에서 균형 잡힌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상당수 블록체인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불확실성 속에서 명확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안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에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기업들의 사업 확장 여건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유관기관 협의체를 통해 상장법인 등 전문투자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을 논의 중"이라며 "스테이블코인 등 특정 가상자산의 투자 대상 제외 여부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IB토마토>는 10일 금융위원회 측에 가상자산 2단계법 관련 질의를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기평 통과 기업도 상장 지연…VC 투자도 '신중 모드'
가상자산 2단계법 입법 불확실성은 유망 블록체인 기업들의 증시 입성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A기업은 국내 은행 등에 실명 인증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일찌감치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제도 공백으로 상장 예상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불확실성은 블록체인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증시 입성 여건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사업 계획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데, 현 시점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명확하지 않아 주관사 선정과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과 사업 계획 평가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단계법 입법 지연이 벤처캐피탈(VC)들의 블록체인 기업 투자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VC는 정책자금을 기반으로 유망 기업을 발굴해야 하는데, 상당수 출자기관이 블록체인·가상자산 투자를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 벤처투자 업계 시각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에서 초기코인공개(ICO) 허용·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등 제도권 안착이 이뤄진 부분은 있다"라며 "다만 VC의 토큰 투자 제도가 좀 더 명확하고 SAFT(Simple Agreement for Future Tokens) 투자가 가능하도록 변경돼야 투자사들이 토큰 투자를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예를 들어 파라메타 같은 기술 기업의 경우 블록체인 카테고리 안에서 토큰·기술분야가 묶여있다 보니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이슈에 따른 부담을 느껴 투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라며 "산업분류 등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좀 더 세분화해 기술기업과 토큰 사업을 하는 기업 등으로 구분할 수 있어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VC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의 벤처기업 요건이 완화되는 등 규제 개선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로썬 모태펀드 출자를 통한 블록체인 기업 직접 투자는 사실상 불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블록체인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VC들의 블록체인 직접 투자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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