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SK온이 미국 공장에서 약 900명 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습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조정에 들어가며 배터리 생산 계획에도 변화가 생긴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사진=SK온)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각)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가 공시를 통해 조지아주 커머시스에 있는 공장 근로자 2566명중 968명을 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공장 직원 37%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성명에서 “시장 상황에 맞춰 영업활동을 조정하기 위해 인력 감축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조지아주에 대한 약속 이행과 첨단 배터리 제조를 위한 견고한 미국 공급망 구축에 변함없이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공장은 2022년 가동을 시작해 폭스바겐과 현대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포드의 생산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9월 차량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100만원)에 달하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생산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생산 축소에 들어갔습니다. 포드가 축소한 전기차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는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해 왔는데, 해당 모델 생산이 줄어들면서 SK온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여기에 포드와 SK온이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자산을 분할하기로 합의하면서 양사의 협력 관계도 사실상 정리된 영향도 있습니다. 주요 공급처였던 포드 물량이 줄어들면서 SK온의 배터리 수요에도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보조금 중단 이후 미국 내 전기차 시장도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3%에서 5.2%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 자리를 하이브리드 차량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SK온은 국내에서도 희망 퇴직을 실시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중순 SK온은 사내 공지를 통해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을 시행하는 내용의 ‘SK온 넥스트 챕터(Next Chapter)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했습니다. 대상은 지난해 1월 이전에 입사한 3년차 이상 직원입니다. SK온은 2024년에도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국내외에서 구조조정에 나서며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SK온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며 “시장 수요에 맞춰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확립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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