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특검 종료 D-3…'검찰 불신'으로 시작, 관봉권 의혹 '기소'도 못해
관봉권 폐기·쿠팡 수사 외압 수사하려고 12월6일 출범
남부지검 지휘부 조사에도…관봉권 폐기 지시 못 찾아
'쿠팡 퇴직금 미지급 혐의' CFS 전·현직 대표 기소 성과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김동희 전 차장은 직권남용 기소
2026-03-02 15:21:39 2026-03-02 15:21:39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검찰의 '관봉권 띠지 폐기'와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한 관봉권·쿠팡특검(이하 상설특검)이 오는 5일 활동을 마칩니다. 하지만 특검은 쿠팡 수사 외압에 연루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관계자 3명(CFS 법인 포함)과 엄희준 검사 등 인천지검 부천지청 수사 지휘부 2명 등을 기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수사 종료가 사흘 남았지만, 정작 관봉권 의혹에 대해선 단 한 명도 기소하지 못했습니다.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출범한 특검이 사실상 검찰과 동일한 결론에 이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할 안권섭 특별검사(왼쪽)가 지난해 12월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관봉권·쿠팡특검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상설특검은 2일자로 출범 87째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12월6일 출범한 특검은 기본 60일 동안 수사를 할 수 있고, 한차례 기한을 연장해 최대 90일까지 수사가 가능했습니다. 앞서 특검은 1월26일 수사를 한차례 연장키로 했고, 수사는 오는 5일 종료될 예정입니다.

관봉권 의혹 기소 '0명'…검찰 '실수'로 가닥?
 
하지만 특검은 수사 종료를 단 사흘 남겨놓은 시점에서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연루된 이들을 아무도 기소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은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압수한 관봉권 5000만원의 띠지를 검찰이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입니다. 띠지엔 지폐 검수 날짜와 담당자 코드 등이 담겨 있어 자금 출처를 밝힐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그런데 검찰이 이를 분실하자 정치권에서는 김건희씨와 전씨의 관계를 은폐하려고 검찰 윗선 개입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의심했습니다. 
 
당시 석연찮은 정황들은 의혹을 더욱 키웠습니다. 먼저 서울남부지검에서 이 사건 수사팀장은 맡았던 최재현 검사는 2025년 1월 증거물 분실 사실을 알고도 3개월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수사의 총책임자인 신응석 남부지검장, 대검은 해당 사실을 그해 4월 인지했는데, 감찰조차 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결국 국회는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면서 지난해 11월 상설특검을 출범시켰습니다. 특검은 올해 1월19일 전성배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한 데 이어 30일엔 최재현 전 남부지검 검사를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압수물 관리 실무를 담당한 검찰 수사관들은 물론 수사 지휘부인 신응석 전 남부지검장, 이희동 전 남부지검 1차장검사 등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혐의를 밝히진 못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관봉권 띠지를 일부러 감추려 했다면, 그걸 감춤으로써 뭔가를 얻어낼 수 있는 상황이 먼저 인정돼야 하는 건데, 그런 게 거의 없었다"며 "결국 업무상 실수 등으로 벌어진 일로 보이는데, 정치권에서 정치적 프레임을 짜고 검찰개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고 평했습니다.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문지석 검사가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서초구 관봉권·쿠팡특검 사무실로 출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쿠팡 외압 '검사 기소'…'유착 실제' 규명 못해 
 
물론 상설특검 수사의 성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특검은 지난달 3일 엄성환 전 CFS대표, 정종철 현 대표, CFS 법인을 일용직 노동자에게 법정 퇴직금을 미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쿠팡이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변경,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본 겁니다.
  
특검의 칼날은 부천지청 지휘부로도 향했습니다. 특검은 지난달 27일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겼습니다.
 
다만 '쿠팡 수사 외압' 사태의 핵심 의혹 중 하나인 당시 부천지청 수사 지휘부와 쿠팡 간 유착 의혹은 밝히지 못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차장검사와 쿠팡 측 대리인인 김앤장 변호사 사이의 친분이 불기소 결정의 동기가 되었는지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이러다 보니 재판에 넘겨진 사건의 공소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는 특검이 자신들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입장문을 내고 "법에 맞지 않는 무리한 기소를 했다, 법정에서 혐의를 다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상설특검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가능성이 제기되자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특검은 지난달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현재 수사가 마무리 단계이기는 하나, 아직 처분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특검에서는 수사기간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의혹 해소를 위해 수사를 계속할 계획"라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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