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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한솔제지(213500)가 계열사인 한솔피엔에스와의 수의계약 거래 내역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대규모기업집단은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가 발생할 경우, 그 내역을 분기별로 공시해야 한다.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수의계약은 원칙적으로 금지는 아니다. 다만 거래 구조와 조건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공시를 통한 시장 감시가 핵심적인 견제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사진=한솔제지)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분기별 기업집단 현황 공시를 제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솔 기업집단의 대표회사는
한솔홀딩스(004150)며, 한솔제지는 소속회사 자격으로 해당 공시를 작성·제출했다.
한솔제지는 한솔피엔에스와 인쇄용지, 백판지, 특수지 등을 거래했으며, 직전 분기 기준 거래금액은 약 521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 방식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로 이뤄졌다.
현행법상 대기업의 계열사 간 수의계약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기업 간 거래에서 경쟁입찰을 할지, 수의계약으로 체결할지는 원칙적으로 기업의 경영 판단 사항이다. 다만 수의계약이 형식적 절차 회피 수단으로 활용됐는지가 쟁점이 된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로 요약되는 내용이다. 의도적으로 계열사 제품을 고가에 매입하거나 과도한 물량을 보장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로 간주된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상황에 따라선 그룹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도 규제한다. 사익편취 규제에 대한 정식 명칭은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계열회사에 그룹 차원의 일감을 몰아줘 사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공정거래법상 제도다.
이는 과거 재벌 구조에서는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에 다른 계열사가 물량을 몰아주고, 해당 회사가 고수익을 내며 총수 일가가 배당·주가 상승으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기업집단 요건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이상이어야 하고, 총수 일가 지분이 일정 기준 이상이어야 한다.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 총수 일가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한 지분율이 20% 이상,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다시 50%를 초과하여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 해당할 경우다.
이번 거래는 순환출자와 공정거래법상 제한되는 채무보증은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공시됐다. 대기업집단은 원칙적으로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 금지되어 있지만,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채무보증이 허용된다.
한솔제지는 계열회사 간 채무보증 현황 내역으로 발주처에 제공한 채무보증 약 512억원이 포함되어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금지 대상 채무보증이 아니라, 사업 수행상 필요한 이행보증·계약보증에 해당한다.
이번 공시는 대규모기업집단이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가 발생할 경우, 그 내역을 분기별로 공시해야 하는 규제를 따랐다. 거래금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자본총계·자본금 중 큰 금액의 5% 이상인 경우, 사전에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분기별로도 상장회사는 계열회사와의 주요 상품·용역 거래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형식적으로는 허용되는 계열사 간 수의계약이라도 공시를 통해 거래 조건과 규모가 드러나면서 시장과 규제 당국의 감시를 받게 되는 구조다. 결국 대기업집단 내부거래의 핵심 쟁점은 수의계약 여부가 아니라 해당 거래가 정상가격과 거래 관행에 부합하는지, 특정 계열사나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지 않는지에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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