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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적자 터널을 벗어나며 실적 회복 흐름을 보이던
체리부로(066360)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지난해 9월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육용종계(고기용 씨닭) 사육농장까지 확산되며, 회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계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어서다. 정부의 육용종란(육계 부화용 유정란) 수입량도 아직 확정되지 않는 등 대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체리부로의 공급 안정화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체리부로 본사 전경. (사진=체리부로 홈페이지)
실적 반등했지만 육용종계 AI 확산에 핵심 매출원 흔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육계 판매 업체 체리부로는 지난 2024년 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줄었는데,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오르며 비용 부담이 높아져서다. 2023년 대비 2024년 매출액은 3990억원에서 3829억원으로 4.04% 내린 반면, 원가율은 85.38%에서 88.96%, 판관비율은 9.34%에서 10.28%로 올랐다.
저가 수입 닭고기 시장 경쟁 등으로 인해 매출액은 3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지난해 1분기부터 비용구조 개선 등으로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이에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3052억원으로 전년 동기 2923억원 대비 4.41% 늘었다. 영업이익도 1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76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라간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체리부로는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위기에 직면했다. 당초 고병원성 AI는 2003년 이후 통상 겨울철마다 일시적으로 발생했다. 정부에서는 닭고기를 고온에 익혀 섭취할 경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 AI 발병 기간에도 닭고기 소비 거부감이 줄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해지는 추세였다.
문제는 이번 고병원성 AI가 ‘육용종계’ 사육농장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이다. 육용종계는 닭고기(육용) 생산을 위한 씨암탉(종계)를 뜻하는데, 육용종계가 부족하면 올해 여름철까지 식육용으로 키울 종란과 병아리도 부족해진다. 체리부로의 전체 매출액 중 육계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90%대다. 또한 회사 매출은 100% 내수시장에서 나온다. 이에 회사는 당장 올해부터 병아리를 낳을 닭이 줄며, 핵심 매출원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커진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를 거쳐 올해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병건수는 지난 9일 기준 총 42건이다. 직전 동절기 같은 시점까지 총 34건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확산 속도가 빠른 수준이다. 특히 이번 겨울 고병원성 AI 첫 발생일(지난해 9월12일)은 지난 겨울철(2024년 10월29일)보다 한 달반 가량 더 앞섰다.
이중 닭은 27건으로, 산란계 20건, 산란종계 1건, 육용종계 5건, 토종닭 1건이다. 전체 약 128만 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체 살처분 마리수 중 육용종계 마릿수는 일부지만, 산란이 활발한 계군이 주로 살처분되면 향후 닭고기 수급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란 수입도 불투명…원종계 계열화 기업들 경쟁력 시험대
지난해 3분기 기준 체리부로 육계제품 매출액 비율은 전체 93.76%를 기록했고, 병아리는 1.25%를 차지한다. 매입 부문에서도 생계, 육계 부문 매입이 전체 61.4%로 가장 많고, 종란(종계 알) 매입도 2.2%이다. 또한 국내 기업 중 원종계 계열화(닭의 조상 단계부터 도계, 판매까지 한 기업이 수직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이에 체리부로는 최근 정부에 육용종란(육계 부화용 유정란) 500만개 수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고병원성 AI 으로 인한 닭고기 수급불안 선제 대응을 위해 지난 7일 2월말에 외국산 육용종란 800만개 이상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원종계 계열화 회사는
하림(136480), 체리부로,
동우팜투테이블(088910), 사조다. 2023년말까지만 해도 업계 1위인 하림과 체리부로만 원종계 계열화 구조를 취했지만, 2024년부터는 동우팜투테이블과 사조가 참여했다. 체리부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우팜테이블과 사조의 시장 영향력은 미미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이들 기업 모두가 정부에 육용종란 수입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체리부로가 당초 희망 수급량인 500만개를 받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국제적으로 고병원성 AI가 발병되는 겨울철이고, 까다로운 검역조건 등을 감안했을 때 농식품부가 정한 800만개 수입도 확정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수입 육용종란은 이동 과정 등에서 껍질이 약해져 부화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데다가 부화해도 활력이 없어 사육 난이도가 높다는 평도 있다. 특히 체리부로의 핵심 경쟁우위는 한국원종의 원종계, 종계, 부화 생산성인만큼, 이번 고병원성 AI로 사육 마릿수가 줄면 대체 경쟁 포인트나 대체 사업 여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체리부로 측에 고병원성 AI 리스크 대응 방안 등을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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