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쿠팡, 멈춰야 할 때를 놓쳤다
2026-02-12 06:00:00 2026-02-12 06:00:00
쿠팡에서 3367만건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등이 노출된 배송지 목록 페이지는 1억4800만여회 조회된 것으로 민관합동조사 결과 확인됐죠. 단일기업 사고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유출입니다.
 
그러나 쿠팡은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책임 있는 기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고 수습과 피해 회복보다 책임 축소와 해명에 급급한 태도로 일관하며 스스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죠. 쿠팡은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블랙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은 그간의 경영 행태와 한국 정부를 무시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전 국민적 공문을 사고 있습니다.
 
방점을 찍은 건 수사기관을 통하지 않은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하고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자처한 것입니다. 쿠팡은 현재까지도 셀프 조사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지시와 협조, 허가 아래 용의자와 접촉했고, 노트북을 수거해 포렌식까지 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작 국정원은 해당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즉각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촌극까지 벌어졌죠.
 
쿠팡은 셀프 조사 결과를 기습 발표하며 "3300만건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된 정보는 3000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16만여건의 추가 유출 사실이 드러나자 "새롭게 발생한 건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며 16만5000여건의 추가 유출을 인정했습니다.
 
쿠팡의 말장난식 오락가락 해명은 민관합동조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식 발표로 현재까지 파악된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3300만건 이상이라고 공식화해 쿠팡은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됐는데도 말이죠. 쿠팡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개인정보를 유출한 공격자가 들여다본 정보만 1억5000만건에 달한다는 민관조사단 내용을 반박하며 "2069개 계정에 대한 접근만 있었고, 데이터 저장은 3000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가 쿠팡이 주장하는 3000건의 사용자 데이터 저장은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정면 반박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죠.
 
매출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라는 정체성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정부 조사의 공신력마저 부인하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책임자인 쿠팡이 맞서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죠.
 
쿠팡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미국 투자자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오직 주가 하락에만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진위가 의심되는 셀프 조사를 근거로 정부 발표나 사실관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언론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있죠.
 
이번 민관합동조사 결과까지 부인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펼치고 있는 쿠팡의 행태는 이미 도를 넘었습니다. 쿠팡이 미국 기업임을 앞세워 로비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처를 한·미 통상 문제로 끌고 가려는 시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죠. 미국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숨어 로비력으로 이번 사태를 무마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지금이라도 바꾸고 책임 있는 태도로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이혜현 산업2부 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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