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복합체’ 팔란티어…트럼프 배후 ‘실리콘밸리 마피아’의 정체
트럼프 등에 업고 ‘고속 성장’…배후엔 ‘피터 틸’
목표는 K-방산…한국 진출 가속하는 ‘팔란티어’
2026-01-28 17:24:17 2026-01-28 17:35:2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배후로 알려진 인공지능(AI)·빅데이터 방산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팔란티어)가 한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방산 시장 장악을 넘어 유럽에도 깊숙이 진출한 팔란티어가 글로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K-방산에 자사의 를 심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가 없는 안보, 정부 없는 방산을 추구하는 팔란티어는 과거 미국의 정치와 세계 패권 전략까지 좌지우지했던 군산복합체에 비견되는 ‘정산복합체’로 불립니다. 트럼피즘의 이데올로그이자 ‘실리콘밸리의 마피아’로 비판받는 팔란티어의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2016년 12월14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실리콘밸리 기업인과 만나는 모습.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가 트럼프 당선인 바로 오른편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AP)
 
팔란티어는 지난 2003년 피터 틸, 알렉스 카프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세운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출발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테러 대응 등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분류, 가공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삼았습니다기밀을 다루는 사업 특성상 신비주의와 명확한 제품의 부재로 창업 후 20년 가까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회사냐?’는 조롱 섞인 평가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지만, 9.11 테러 이후 사세가 확장하고 1기 트럼프 행정부의 탄생을 기화로 현재 세계 최고의 AI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팔란티어 알파이자 오메가 피터 틸
 
팔란티어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창업자 피터 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후 실세로 꼽히는 피터 틸은 1990년대 초반 스탠퍼드에서 철학과 법학을 전공한 전형적 엘리트’ 출신입니. 그는 1998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기업 컨피니티를 세웠고, 일론 머스크의 온라인 은행 X닷컴과 경쟁 끝에 합병해 페이팔을 출범시킵니다.
 
2002년 페이팔이 이베이에 15억달러(2조원)에 매각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피터 틸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자로서 변신을 이어갑니다. 당시 페이팔의 매각으로 부를 거머쥔 동료들 역시 성공을 이어가는데, 테슬라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가가 대표적입니다. 2007년 포춘지는 이들을 일컬어 페이팔 마피아라고 명명합니다.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함께한 이들이 인맥을 활용해 서로의 사업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모습이 마치 마피아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지난19일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에서 보행자들이 팔란티어 부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
 
피터 틸은 페이팔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팔란티어를 세웠습니다. 회사명은 영국 작가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멀리 보는 돌을 뜻하는 팔란티르에서 따왔습니다. ‘국가 안보를 사명으로 적을 감시하고 정보를 탐색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하지만 설립 초기 팔란티어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VC)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정보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삼은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불신이 큰 까닭입니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의 테러 대응 시스템 필요성이 커지면서 CIA 산하 벤처 투자기관인 인큐텔(In-Q-Tel)의 투자를 받고 성장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우향우…날개 달린 팔란티어
 
팔란티어가 오늘날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으로는 피터 틸의 정치적 우향우가 꼽힙니다. 피터 틸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며 정치 무대에 본격 등장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당선 후 인수위에 합류하며 막대한 인사 추천권을 행사했고, 그의 네트워크는 백악관과 국방 분야 곳곳에 뿌리 내렸습니다. 대선 이후인 2016 1214일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실리콘밸리 기업인과의 회동은 피터 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실리콘밸리 기업인 중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했던 피터 틸은 트럼프 당선인의 오른편 자리를 꿰차며 핵심 실세로 거듭났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피터 틸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졌습니다. 그 중 가장 상징적인 성과는 바로 J.D. 밴스 부통령입니다. 밴스 부통령은 피터 틸의 벤처캐피털 조직 출신 인물로, 피터 틸은 2022년 상원 선거에서 자신과 막역한 밴스에게 1500만달러를 지원하며 그의 정계 입문을 뒷받침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며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그리고 팔란티어를 위시한 피터 틸의 삼각 동맹이 완성됐습니다. 여기에 페이팔 마피아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AI 담당관 등 피터 틸이 심은 인적 네트워크는 정부 요직에 포진해 팔란티어의 성장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산 자본이 정치를 움직이는 정산복합체’(정치+방산복합체)가 탄생한 셈입니다.
 
지난 2022년 HD현대 정기선 대표와 팔란티어 피터 틸 회장이 회동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HD현대)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팔란티어는 단순한 수혜를 넘어 미국 국가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하며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습니다지난해 7월 미 육군과 100억달러(약 14조원규모의 장기계약을 체결한 것은 팔란티어의 대표적 정부 사업 성과로 뽑힙니다미군 내 AI 플랫폼을 팔란티어의 AIP가 통합한 것으로 사실상 미군의 디지털 뇌를 독점한 계약입니다이러한 정부 계약 성과를 바탕으로 팔란티어는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지난해 3분기 팔란티어는 118000만달러(약 16000억원)의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는데이 중 약 54%가 미 정부에서 발생한 매출입니다.
 
피터 틸의 팔란티어는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대서양 군사 동맹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현대전 전투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팔란티어의 AI 플랫폼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시장 눈 돌리는 팔란티어
 
미국 정부를 등에 업고 성장을 가속화한 피터 틸의 팔란티어는 이제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알렉스 카프 CEO는 다보스 현장에서 진행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확장은 선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시장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혀 적극적 시장 진출을 예고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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