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수사' 양평 공무원, 인권위 '진정'한다
특검, 개발부담금 실무자 A씨를 배임 혐의로 기소
'수사내용 누설 금지' 요구하고 형량 '압박' 하기도
숨진 양평 공무원 이어 '특검 강압수사' 인정될까
2026-01-20 15:21:53 2026-01-20 15:21:53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경기도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평군 공무원 A씨가 '김건희특검 조사 과정에서 강압수사가 있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계획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공흥지구 개발사업 당시 개발부담금 부과 업무를 수행한 실무자입니다. 앞서 특검은 지난해 그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배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A씨는 개발사업 당시 김선교 양평군수(현 국민의힘 의원) 지시로 김건희씨 일가의 이에스아이엔디(ESI&D)에 개발부담금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특검의 수사를 받다 숨진 정모씨의 대리를 맡았던 박경호(오른쪽) 변호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서 기자회견 열었다. (사진=뉴시스)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A씨 측은 특검의 강압수사로 인해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A씨 측 관계자는 "A씨를 포함해 특검으로부터 기소된 인물들은 조사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강압수사와 인권 침해를 겪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A씨가 특검 측에 이미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구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2011년~2016년 진행된 공흥지구 개발사업 당시 개발부담금 산정 업무를 담당하는 7급 공무원이었습니다. A씨는 개발사업 시행사인 이에스아이엔디에 유리하게 개발부담금을 산정한 혐의를 받고, 지난해 8월25일부터 10월1일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특검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습니다.
 
앞서 본지는 지난해 10월15일 보도한 <(단독)김건희특검, '조사 내용 누설 금지' 서약 받아…'위법·강압' 논란> 기사를 통해 A씨에 대한 특검의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당시 김건희특검이 공흥지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조사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 서명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특히 A씨에게 '특가법상 국고 손실 혐의를 적용하면 징역형이고, 국가가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데 그걸 (A씨가) 물어낼 만한 돈이 있느냐'라고 진술을 회유하기도 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국가기관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은 누구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인권위는 진정서가 접수되면 관련 내용을 조사한 뒤 제도개선 혹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권고를 하거나 의견표명을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할 경우엔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 등에도 권고할 수 있습니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한 특검의 강압수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양평군 공무원 정모씨는 지난해 10월2일 특검의 조사를 받고 일주일 만인 10일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인이 남긴 유서엔 "(특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윗선의) 지시에 의해 (특혜를 주도록) 한 것이라는 죄를 만들어서 강요하고 거짓 진술을 시켰다"며 "법치주의가 아니다"라고 적혔습니다.
 
고인의 죽음 이후 인권위는 직권 조사를 실시했고, 그해 12월1일 강압수사로 인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인권위는 특검이 고인에게 피의사실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은 출석요구서를 통지하고, 고인의 출석 일정이 갑자기 변경하는 등 수사준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고인을 조사한 수사관 한 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나머지 수사관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피고인에 유리한 결론을 얻어낸다고 해도 형사 절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변호인이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과정이 위법했다고 위법수집 증거를 주장할 수는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A씨를 피고인으로 한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한 재판은 2월3일 시작될 예정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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