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고용률 '양적 호조'…청년층 고립은 '심화'
전체 취업자 22만5000명 증가
청년층은 19개월째 좌절
청년 고용률 하락폭, 실업 하락폭보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대거 이탈'
"좌절형 이탈 현상, 정량적으로 보여줘"
2025-12-10 17:37:40 2025-12-10 17:50:23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20만명대로 증가하고 고용률 70% 이상의 양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잠재적 불안정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산업 구조적 부진과 노동시장의 미래 동력인 청년층(15~29세)은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 폭은 실업률 하락 폭보다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구직활동을 포기한 채 비경제활동인구로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겁니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 대학의 취업 정보 게시판에 기업들의 모집 관련 공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 고용률 ‘19개월 연속 내리막’
 
10일 국가데이처의 '2025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22만5000명 증가한 수준입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33만3000명 늘었습니다. 이어 30대 7만6000명, 50대 2000명 등 중·장년층 고용이 증가한 모습입니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은퇴 연령에 가까운 65세 이상 인구를 제외하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전년보다 0.3%포인트 오른 70.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0명 중 7명 이상이 일한다는 의미로 올해 4월부터 70% 이상의 고용률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15~64세 고용률 기준은 국제노동기구(ILO)·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국가 간 고용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표준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도 7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활력과 노동시장의 흡수력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청년 고립의 심화, 고용의 질적 양극화는 문제로 지적됩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17만7000명 감소하는 등 고용률 하락 폭이 전년보다 1.2%포인트(청년층 고용률 44.3%) 내려왔습니다. 이는 19개월 연속 내리막입니다. 
 
순수한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계절조정계열이 아닌 노동시장의 규모·현황을 가늠하는 원계열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0.8%포인트 하락입니다. 이는 청년층 실업률인 -0.4%포인트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업 하락?…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
 
지난달 실업자는 6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증가했습니다. 연령별 실업자로 보면 30대 3만8000명, 40대는 6000명 증가했습니다. 15~29세(-1만2000명)와 50대(1만1000명), 60세 이상(-1만6000명)에서는 감소했습니다. 실업률은 2.2%로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자 수가 줄고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 실업자는 줄었지만 구직 활동 포기인 '쉬었음'이나 '가사'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대거 빠져나간 점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입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5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4000명(5.1%) 증가했습니다. 
 
'쉬었음'은 15~29세(1.8%), 30대(2.0%), 50대(2.7%), 60세 이상(10.6%)에서 늘었고 40대(-4.0%)에선 줄었습니다. 이 중 '15~29세 쉬었음' 인구(41만6000명)는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1만6000명에 달합니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31만4000명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입니다. 구직 단념자는 3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8000명 증가했습니다.
 
한 경제학자는 "'쉬었음'은 실업 상태도 취업 상태도 아닌 자발적으로 택한 의미를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하고 싶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구직 의욕을 잠정 보류하거나 포기한 상태인 경우"라며 "결국 좌절형 이탈 현상을 정량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 통계는 청년 고용 위기가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양적 문제'를 넘어 청년들이 좌절하고 이탈하는 '질적·구조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10일 국가데이처의 '2025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출처=국가데이처)
 
숙박·음식·제조·건설업 등 '구조적 부진'
 
청년 고용 위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산업 구조적 부진에서 비롯된 점도 지목됩니다. 취업 비중이 높은 건설업은 13만1000명이 줄었습니다. 제조업의 경우는 4만1000명 감소 등 지속적인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단기 일자리의 주요 공급처인 숙박·음식업도 소비쿠폰 효과의 축소로 돌아섰습니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은 취업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업, 제조업,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률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숙박·음식업은 지난 7월 이후 석 달 정도 회복세를 보이다 이달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소비쿠폰 효과가 점진적으로 축소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전체 취업자 증가분(22만5000명)보다 보건·복지 분야 한 곳의 증가분(28만1000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시장의 활력이 구조적인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지난 8월25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에 소비쿠폰 홍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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