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실수로 부동산 가압류…신협중앙회 ‘나몰라라’
대환 신청했더니 제멋대로 대출 상환
신협중앙회 "쌍방 주장 달라…소송 하라"
2024-07-10 06:00:00 2024-07-10 08:29:5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신협 직원의 실수로 회사 운영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고객이 부동산 가압류를 당하는 등 피해를 봤음에도 신협 측이 외면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객이 대환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신협 직원이 이중으로 이자를 상환처리하면서 자금 확보에 문제가 생긴 것인데요. 신협은 소송을 통해 구제 받으라는 입장입니다.
 
대환대출 과정서 착오 발생
 
2021년 부산시 소재 신협에서 건물을 담보로 150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았던 A씨는 지난해 건물 일부를 담보로 농협에 40억원의 대환대출을 신청했습니다. 대환대출은 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기존 금융기관의 대출을 갚는 것입니다. 주로 추가 대출금이 필요하거나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 위해 진행하는 대출입니다.
 
A씨는 농협에서 40억원을 대환대출 받아 28억원은 신협 대출 원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12억원은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신협 직원은 A씨에게 상환 원금이 총 31억원이라고 안내했습니다. 대출 원금은 28억원이었지만 A씨가 3억원의 이자를 연체했기 때문입니다.
 
농협으로부터 대환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연체 이자를 입금해야 한다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A씨는 자신의 계좌에서 3억원을 빼 신협에 이체했습니다. 대환대출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농협으로부터 40억원의 대출금이 나왔습니다. 신협은 대출 상환금 명목으로 31억원을 신협 계좌로 직접 수령했고, 나머지 9억원은 A씨 계좌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A씨가 대환대출 실행 전 연체 이자 3억원을 신협에 상환했기 때문에 실제 받아야 하는 금액은 12억입니다. 신협은 A씨에게 3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전 고지 없이 A씨 대출금을 변제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후 A씨가 문제 제기를 하자 신협 측에서는 실수를 인정하며 3억원 상환을 취소 처리했다고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A씨에 따르면 신협 직원은 해당 3억원을 A씨에게 돌려주지 않고, 신협 대출 상환금으로 다시 처리했습니다.
 
A씨는 회사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건물 가압류를 당한 상태입니다. 신협에서는 A씨가 부도 직전에 내몰리자 지난 4월 담보대출 주간사 자격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대금 납부 의향서를 보내 선처를 요청하고, 타 금융기관에도 추가 대출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A씨가 지난 2월 신협 직원으로부터 대환대출 상환 원금과 연체 이자 금액을 안내받을 당시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 (사진=제보자)
 
운영자금 마련 못해 자금경색 빠져
 
A씨는 "회사 운영자금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대환대출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가 생긴 후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고 지불 각서를 적는 신협 측을 신뢰했지만 답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A씨는 올해 4월 금융감독원과 신협중앙회 금융소비자보호본부에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신협중앙회는 금감원의 요청에 따라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지난달 A씨에게 송부했습니다.
 
신협중앙회는 지불 각서 작성에 대해서는 규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내부 절차에 따라 제재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잘못 상환된 금액에 대해서는 소송 등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라고 답변했습니다.
 
신협중앙회 측은 "(대출을 진행한 신협에서는) 대환대출 당일 A씨에게 세금 및 이자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며 "쌍방 주장이 충돌돼 사실 관계가 확정되지 않아 상환 금액의 환급 등은 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통해 확정이 돼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신했습니다.
 
이후 A씨는 연체이자 이체 확인증과 대출 거래내역, 신협 직원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등을 첨부해 신협 직원 2명을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관계자는 "A씨에게 상환처리할 금액을 잘못 계산해 고지한 업무상 중대 과실이 있었음에도 이를 사전 고지 하지 않고 임의로 추가 상환 처리했다"며 "A씨 소유의 돈을 반환거부해 큰 피해를 입게 하고 신협에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했으므로 업무상 횡령·배임 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신협 직원의 실수로 대출금 일부가 잘못 상환되며 임대 사업자인 고객이 부동산이 가압류를 당했지만 신협중앙회는 소송으로 구제하라고 답변했다. 사진은 대전 서구 신협중앙회 사옥. (사진=신협중앙회)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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