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찜했다…'인간 뇌 닮은꼴' 뉴로모픽 반도체
AGI 반도체…아직 개발 초기 단계, 삼성전자 미래먹거리 사활
업계 "AI가 AGI로 진화…수년 내 급속 팽창 기대"
2024-05-27 13:36:51 2024-05-27 17:30:2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인간 뇌의 주요 기능을 모방해 설계된 뉴로모픽(신경모방) 반도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인지, 추론 등 뇌의 고차원 기능까지 재현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통상적으로 'AGI 반도체'라고 불리는데, 일반적인 반도체와 달리 △강력한 학습 능력 △낮은 전력 소모 △신경형 모바일 컴퓨팅 등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해외 빅테크들도 AGI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분류됩니다. 삼성전자 역시 해당 분야를 점찍어두고 미래 먹거리로 발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 사이언스(뇌과학) 분야에 근간한 연구 및 개발이 진행 중으로 생체의 뉴런, 시냅스의 모델 등을 이용해 메모리 소자 및 디바이스가 적용된 신개념의 반도체 기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즉 뉴로모픽 반도체는 사람의 뇌 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사람 사고 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도록 고안한 반도체입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병렬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기술로 차세대 반도체 산업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뉴로모픽 AI칩을 차세대 먹거리로 정조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컴퓨팅랩 조직을 설립했습니다.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자 출신 우동혁 박사가 리더를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뉴로모픽 주제 논문을 집필한 함돈희 하버드대 교수를 삼성종합기술원(현 SAIT) 부원장으로 선임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보유한 반도체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뉴로모픽 연구에 집중해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경계현 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3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우선 AGI 컴퓨팅랩은 추론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두고 거대언어모델(LLM)용 칩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LLM 실행에 필요한 전력을 줄이는 칩 개발을 위해 칩 아키텍처를 다시 살펴보고 있으며, 더 강력한 성능을 뒷받침하는 칩의 새로운 버전을 지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라며 "AGI 컴퓨팅랩 설립을 통해 AGI에 내재된 복잡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의 고급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모델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뉴로모픽 시장 선점을 위해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거나 AG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도 뉴로모픽 반도체를 포함한 반도체 기술과 AI를 10대 국가전략기술로 꼽고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반도체 현안 관련 점검회의'를 열고 "고대역 메모리 HBM에 프로세싱 기능을 추가한 'P-HBM', 인공신경망프로세스 'NPU', 뉴로모픽 기반의 한국형 AI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가 AGI로 진화하면서 인간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AGI는 올해부터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으로 진입하며 향후 수년 내 AGI 생태계의 급속한 팽창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뉴로모픽 반도체는 AI 기술을 초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차세대 메모리 소자"라며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키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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