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정점' 찍은 대미 무역, 흑자 폭 '한계' 우려
2023년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 444억달러
자동차 수출 둔화 등 흑자 폭 '제한'
미 정치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도 유의
미국 성장률 2024년 2.1% 하향 전망
2024-03-25 16:27:26 2024-03-25 18:33:32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지난해 견조한 미국 경제의 성장과 소득 민감도의 향상으로 '흑자'를 기록한 대미국의 무역수지가 '정점'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물가격차 완화와 유가상승 요인에 따라 향후 흑자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자동차 수출 증가세의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은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25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무역수지 흑자 원인의 구조적 분석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미국 경기요인이 둔화하거나 한·미 간 물가 격차가 완화되는 등 변수가 발생하면 2023년과 같은 규모의 무역수지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한국의 대미국 무역수지는 높은 수출 신장세와 수입 감소에 힘입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2020년 114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227억달러, 2022년 280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에는 44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산업연 측은 "2023년에는 수출 신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 영향으로 수입 감속 동시에 발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폭이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향후 미국 경기 둔화를 고려할 때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23년 정점'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17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이후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의 성장과 소득 민감도 향상으로 대미 수출 신장률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향후 미국 경제 성장률 둔화, 물가격차 완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 증가,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 수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무역수지 흑자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5%로 선진경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는 2024년 및 2025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2.1%, 1.7%로 전망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의 미국 시장 성장이 2023년 15.1%에서 2024년 1.3%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국 알라바마 및 조지아 공장의 2024년 가동에 따른 수출 대체효과도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감소 요인으로 부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해외생산으로 인한 중간재 수출 대체 가능성도 무역수지 흑자 지속에 제약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대미 해외직접투자의 증가 추이를 볼 때 장기적으로 해외생산 확대가 국내 중간재 수출을 대체해 무역수지 흑자 지속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지목했습니다.
 
2025년까지 대미 해외직접투자는 60억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나 2021년부터 240억달러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대미 해외직접투자 증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등 생산기지의 미국 이전 정책으로 인한 효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 기조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가 쟁점화되면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트럼프 후보가 제시한 통상 부문의 주요 공약은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요인들과 충돌하기 때문에 무역수지 결정에 많은 변수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김정현 산업연 전문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흑자 규모 등을 토대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해 이번에도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전략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규하 경제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