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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팬덤①)"5만원 응원봉 최대 마진 420%"…흙수저 부모 운다
평균 판매가 4만원대 응원봉, 제작 단가는 1만원선
굿즈 관련 자료 조차 없는 문체부·공정위
비싸지는 굿즈…10대도 부모도 불만 증폭
2024-01-29 06:00:00 2024-01-29 0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K팝 아티스트 굿즈(Goods) 중 10대의 구매 비중이 높은 응원봉의 경우 최대 마진율이 42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공급 원가와 비교해 기획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10대 자녀를 둔 부모 소비자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관할 정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판매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팬덤 응원봉 평균 4만원, 제작 단가는 1만원선
 
29일 <뉴스토마토>가 자체 조사한 4대 기획사(하이브(352820)JYP Ent.(035900) 에스엠(041510)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대표 그룹 굿즈 현황에 따르면 10대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매한 굿즈인 응원봉 가격은 평균 4만1250원으로 집계됩니다. 
 
대표 그룹별로 트와이스 4만9000원, BTS 3만9000원, 블랙핑크 3만9000원, NCT 3만8000원 순입니다. 해당 그룹의 응원봉 평균 가격은 4만1250원이고요. 트와이스의 응원봉이 평균 대비 18.8%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표=뉴스토마토
 
하지만 문제는 기획사의 마진율인데요. 제작업체에서 1만원 정도에 공급하는 제품을 4만원 내외로 판매하면서 높은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굿즈 제작 업체 관계자는 "응원봉 단가는 조립까지 1만원 정도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2만원을 넘지 않는다. 제작해서 넘기는 가격이 1만원이며 이후 각 소속사에서 얼마에 파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일부 업체에서는 가격 단가를 밝힐 경우 소속사의 항의가 들어올 수 있다며 단가 공개를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응원봉의 제작 단가를 1만원으로 계산하면 5만2000원(스트레이키즈 응원봉)에 판매되는 응원봉의 마진은 420%에 달하는데요. 응원봉 평균 판매 가격(4만1250원)과 비교해도 312.5%의 마진이 남게 됩니다.
 
문체부·공정위, 굿즈 가격 조사도 안해
 
기획사의 폭리가 의심되는 부분이지만 정부 관할부처는 '가격 형성은 시장의 자율에 맡긴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는 굿즈 가격 형성에 대해 "우리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지, 기업 굿즈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체부는 굿즈 가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의하라고 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 측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관련 조사 데이터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관할부처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비싸지는 굿즈 가격 만큼 소비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 10대 팬덤은 "앨범 구매는 당연하고 응원봉도 사고 포토카드도 많이 산다"며 "키링은 사실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결국 엄마에게 받는 용돈으로 사야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10대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 구매를 위해 용돈을 올려달라고 할때마다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느낀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는데 그럴때 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털어놨습니다. 
 
김성환 음악 평론가는 "주로 10대 사이에서 포토카드가 유행을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부터 포토카드 인기가 엄청난데 문제는 부모의 경쟁력에 따라서 구매력이 결정돼 소속사가 10대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를 내놓는 상술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카앨범.(사진=메이크스타)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의 서울 피날레 콘서트 MD.(사진=YG 플러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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