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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게임 비결은 '일본 만화 IP'? "효과 톡톡"
배그 모바일에 '드래곤볼', 리니지W엔 '진격의거인'
만화 팬 신규 유입, 떠난 게이머 돌아오는 효과
넷마블은 일곱개의 대죄 IP로 후속작도 준비
"원작 팬 충성도 높아···게임 콘텐츠·줄거리 연결 강점"
2023-07-13 15:47:19 2023-07-14 09:10:5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장수 게임의 비결은 업데이트입니다. 새로운 캐릭터와 공간, 사건들을 만들어 게이머 관심을 계속 붙들어둬야 하죠. 외부 세계를 끌어들여 시너지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일본 만화 IP(지적 재산권)로 콘텐츠 수명을 늘리고 있습니다. 검증된 인기 작품의 팬을 끌어오고, 떠나간 게이머도 다시 접속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드래곤볼 IP를 적용해, 만화 팬의 신규 유입과 떠난 게이머의 재접속을 노리고 있다. (사진=애플 앱스토어)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259960)은 이날부터 9월4일까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드래곤볼 슈퍼 테마 모드'를 적용합니다. 드래곤볼 일곱 개를 모아 신룡을 소환해 강한 버프를 얻고, 만화 속 마을과 건축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를 모아 적을 쓰러뜨리는 '에네르기파'도 쓸 수 있습니다.
 
만화 속 주인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15일 적용되는 두번째 모드 '배틀로얄: 드래곤볼 슈퍼 모드'에서는 손오공과 베지터, 프리저, 피콜로, 손오반 등 캐릭터 다섯 종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리니지W' 19일 업데이트로 '진격의 거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합칠 예정인데요. 새 임무인 '진격의 거인'을 수행하면 만화 속 주인공 엘런과 미카사를 만나게 됩니다. 거인으로 변신해, 마을을 파괴하는 다른 거인을 물리칠 수도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 콘텐츠는 8월2일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엔씨 관계자는 엘런과 미카사 등장 방식에 대해 "콘텐츠 업데이트 이후 확인 가능하다"며 "'변신 스킨'을 사용할 경우 이용자가 직접 두 캐릭터의 모습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선 일본 만화 IP 효과가 뚜렷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콜라보 IP를 활용한 콘텐츠는 유저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고, 매출과 이용률 상승에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신세기 에반게리온', '주술회전' 등 일본 만화 IP와 협업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아직 즐겨보지 못한 새로운 게이머 발굴과 이탈게이머 복귀를 위해 일본 유명 만화 IP뿐 아니라 패션, 영화, 슈퍼카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엔씨도 일본 만화 IP로 재미를 봤다고 합니다. 엔씨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베르세르크와 IP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일본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역주행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이용자 분들이 자리잡은 이후 9월은 최고 5위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 만화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IP와 협업해, 서로 다른 게임 경험을 지닌 나라의 이용자들이 리니지W에서 일관된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컴투스(078340)는 지난 4~5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에 '원펀맨' 캐릭터를 추가해, 스팀 세계 매출 순위 6위에 올랐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넷마블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2020년 2분기 자체 게임 최대 매출 비중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7% 비율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료=넷마블)
 
아예 일본 만화 IP로 게임을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넷마블 2019년 3월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그 해 2월 게임 매출 비중 8%로 시작해 2020년 1분기 12%로 오르더니, 2분기 21%로 최대 매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일곱개의 대죄는 올해 1분기 7% 비중으로 상위 매출 게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후속작인 오픈 월드 액션 게임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도 PC, 모바일, 콘솔용으로 개발중입니다.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IP를 활용한 대전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도 있습니다.
 
넷마블(251270) 관계자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에서 버추어파이터, 철권, 스트리트파이터, 사무라이 쇼다운, 소울 칼리버 등 일본 게임·만화 IP와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공개하기 어렵지만, 해당 이벤트 전후로 일일 접속자 수와 이벤트 참여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효과가 뚜렷하다보니, 일본 콘텐츠를 활용한 생존 전략이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만화·애니메이션 기반 IP의 경우 원작 팬층의 충성심이 큰 편"이라며 "게임 제작 시 콘텐츠·줄거리로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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