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게임주…하반기 신작 흥행에 달렸다
올 한해 게임 섹터 주가 하락률 1위…엔씨·카겜 '신저가'
실적 부진 전망에 게임주, 목표가 줄하향
2023-07-13 06:00:00 2023-07-13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증시가 2600선 재탈환을 노리는 가운데 유독 게임주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게임 섹터는 13% 넘게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습니다. 증권가에선 게임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하락세를 쉽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사 목표주가 하향 추세인 엔씨소프트(036570)카카오게임즈(293490)의 경우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증시전문가들은 하반기 반등 요소로 신작  게임 흥행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약세…실적 부진 여파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회사들을 모아놓은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올해 13.45% 하락했습니다(12일 기준). 하락률 기준으로 1위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5.13%, 코스닥지수는 29.53% 상승했습니다. 증시는 올랐지만 게임주는 상승세에 올라타지 못한 것입니다. 지난 11일 잠깐 반등했지만 하락 추세를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게 하락한 종목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입니다. 지난달 27일 엔씨소프트는 30만원선이 무너졌습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 7일 3만원선이 깨졌는데요. 이들은 지난 10일 각각 장중 27만8500원, 2만8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시장의 예상보다는 많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66.5% 줄어든 수치입니다. 리니지W 매출이 지난해 1분기(3732억원)보다 3분의 1 수준(1225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주가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1분기 영업이익은 113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0% 감소했습니다. 조혁민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오딘 매출 비중이 감소했고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집중돼 연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에프앤가이드(064850)가 집계한 2분기 엔씨소프트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679억원, 429억원입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6% 감소하는데 영업이익이 65.1%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예상 실적도 매출액 3179억원, 영업이익 454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각각 6.16%, 43.9% 감소할 전망입니다.
 
증권사 목표가 줄줄이 하향…시장 경쟁 심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목표주가 조정 현황(7월 기준) (그래픽=뉴스토마토)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습니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나온 엔씨소프트 기업분석 리포트는 5개인데요. 이중 부국증권을 제외한 모두가 목표가를 내렸습니다. 상상인증권은 50만원에서 36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51만원→44만원)과 하나증권(43만원→35만원)도 하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엔씨소프트의 목표가를 53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내린 데 이어 이번엔 36만원으로 또 한번 하향했습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2분기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494억원을 밑돌 전망"이라며 "경쟁 MMORPG의 등장에 따라 기존 리니지 시리즈 매출 순위 하락을 감안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달에 카카오게임즈를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 5개도 모두 눈높이를 낮췄습니다. 미래에셋증권(5만8000원→4만4000원), 하나증권(5만5000원→4만2000원), 현대차증권(5만2000원→4만2000원), NH투자증권(5만원→4만4000원), 유진투자증권(4만8000원→4만원), 다올투자증권(4만7000원→4만1000원) 등 목표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카카오게임즈도 경쟁작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상반기 국내 MMORPG 경쟁 심화에 따른 오딘, 아키에이지워 매출 부진에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 신작 출시…하락 추세 돌릴까
 
실적 부진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하반기에 공개될 신작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올여름 글로벌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PC와 모바일뿐 아니라 콘솔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신작입니다. 다만 초기 반응이 좋지 않아 불안한 상황입니다. TL은 지난 5월 국내에서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진행했는데요. 1만명이 참가한 CBT에서 국내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고 결국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중요한 신작인 TL은 5월 국내 CBT를 통해 받은 피드백 일부를 반영해 조만간 글로벌 CBT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CBT를 통해 제기된 개선점들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단기 투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이달 25일 출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오딘과 아키에이지워에 이어 MMORPG 게임을 더 출시하는 정공법을 선택했는데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정의훈 연구원은 "넓은 관점에서 결국 기존 MMORPG 게임과의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출시 후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란 관점은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반등은 신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 연구원은 "두 회사 모두 국내 모바일 매출 비중이 높고 MMORPG 비중이 큰데 시장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라며 "과거엔 신작이 모멘텀이 됐지만 요즘엔 투자자들이 더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반등을 위해서는 변화의 시도가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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