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초읽기'…물가 부담 '부채질' 할까
㎾h당 7원가량 전기요금 인상 거론
외식물가 등 연쇄적 물가상승 고민거리
회복세 보이는 소비심리 위축도 우려
2023-05-14 12:00:00 2023-05-14 12: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물가 자극 우려로 미뤄졌던 2분기(4∼6월)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물가상승 압박을 고려해 전기요금 소폭 인상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4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15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2분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폭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입니다. 정부·여당은 당정협의회에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제시한 자구안의 적절성을 검토한 뒤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공식화할 예정입니다.
 
전기요금의 경우 정부와 에너지 업계 안팎에선 ㎾h당 7원 안팎의 인상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h당 7원으로 결정된다면 월평균 307㎾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주택용 저압) 전기요금은 5만9740원으로 예상됩니다. 4인 가구는 현재 5만7300원에서 2440원을 더 내야 합니다.
 
가스요금 인상 폭 역시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분인 메가줄(MJ)당 5.47원 안팎으로 전망됩니다. 당초 가스공사는 올 한 해 가스요금을 MJ당 10.4원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지난해 겨울 '난방비 폭등' 사태를 겪은 이후 1분기(1 ∼3월) 가스요금도 동결된 상항입니다.
 
문제는 1년2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물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은 원가 상승을 통해 다른 상품 가격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공공요금이 줄인상 되면서 소비자물가는 5~6%대 고공행진을 했습니다.
 
지난해 4·7·10월에 이어 올해 1월 전기요금이 잇따라 오르면서 2~3월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8.4% 급등했습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인데,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0.80%p)가 상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인상으로 가닥을 잡아 다음 주 초 발표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물가의 장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를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할 것”이라며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와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환율 등이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면 외식 물가 상승 등으로 전이돼 물가 상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옵니다. 인건비, 전기요금 등 여러 원가 부담 비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외식 서비스 등은 2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연쇄 작용에 따라 다른 항목의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도 있습니다.
 
벌써부터 냉방비 폭탄에 대한 걱정도 나옵니다. 이미 가구당 에너지 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앞으로 12월까지 전기·가스요금을 올리지 않더라도 올해 가구당 20% 안팎의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이미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크게 떠안고 있습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전국 외식업체 2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월과 2월 업체당 평균 전기와 가스 요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복세를 보이는  소비심리 위축도 우려됩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한 원인으로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3.7%를 기록, 14개월만에 3%대로 진입하는 등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나 국제에너지 가격 불확실성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지방 공공요금 인상이 주된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상을 미룰 수 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원가가 오른 상황에서 요금 인상을 못 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40조원에 달합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에너지가격을 올려야 하는 건 맞지만 서민들, 특히 영세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어려움과 경제적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이 외식 물가에 요금 상승분을 반영하는 만큼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정부가 자영업자에 대한 특별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대중교통 요금까지 올리면 충격이 너무 클 것이기 때문에 대중교통 무료화, 에너지바우처 강화 등 서민 민생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인상으로 가닥을 잡아 다음 주 초 발표될 전망입니다. 사진은 서울 한 건물의 가스계량기.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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